“대지진 전조” 괴담 불렀던 정어리, 올해도 떼로 온다… 왜?
지난해 남해안 일대를 뒤덮었던 수만 마리의 정어리 떼가 올해 또 한 번 출몰할 것으로 예측됐다.
14일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에 따르면 최근 통영 지역 자리그물(정치망)에 잡히는 정어리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전체 어획물 중 정어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48~86%였으나, 올해의 경우 4월부터 이미 그 수치가 91%에 달한 상태다. 연안 어장을 향해 정어리가 대규모로 매우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어획 통계를 보면 정어리는 1987년 무려 19만4000t이 잡혀 연간 최대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2006년은 공식적인 어획량이 집계되지 않은 정도였으나 2011년 2500t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17년 8100t까지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산 해운대, 경남 진해·통영 연안 등에 대량 출몰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통영 일부 방파제에서는 뜰채 퍼내도 끝이 없을 정도였고, 진해만에서는 연안으로 들어온 정어리가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
당시 수과원은 남해 동부 연안 및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한 개체의 유입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런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진해만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을 두고는 ‘산소부족’이라는 결론을 냈다. 정어리가 같은 목(目)에 속하는 멸치·청어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취약한 어종인데다, 산소부족 폐사 특징인 입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멸치잡이 어선이 그물에 걸린 정어리를 집단 폐기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수과원은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실시해 종합적으로 내린 결과”라며 “대량 폐사와 가장 근접한 기간에 만(灣) 내측에서 조업한 멸치 어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외에 온라인상에서는 “지진 전조 현상” “기후이상 현상” 등의 근거없는 괴담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연안 수온과 먹이 환경 변화가 정어리 떼 출몰을 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어리는 표층은 따뜻하고 밑은 차가운 바다를 좋아하는데,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과원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남해안 연안에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어업 현장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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