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간호법에 '2호 거부권' 행사할 듯…당정 "일방적 이해만 반영"

최동현 기자 김정률 기자 윤수희 기자 2023. 5. 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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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2호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간호법 제정안은) 법안이 졸속으로 처리돼서 (의료체계가) 작동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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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간호법, 의료현장 혼란 초래…이해관계자 입장 수렴 안 돼"
법안 공포 시효 닷새 앞두고 입장 정리…'거부권 행사 건의' 유력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정률 윤수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2호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절충안을 제시하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법안 공포 시한(19일) 전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에서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고위당정)을 열고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막판 논의를 벌였다. 당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그간 여야 합의로 '절충안'을 국회에서 다시 처리하는 방안을 최선책으로 보고 여야 협상을 주시해왔다. 윤 대통령이 번번이 야당 주도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법안 공포 시한을 닷새 앞둔 현재까지 여야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당정은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면 지난달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은 두 번째 법률안 거부권 행사로 기록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민주당에 간호법 조항 4가지(간호사법 명칭 변경, 지역사회·의료기관 문구 삭제, 간호조무사 고졸 학력 제한 폐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내용 의료법 존치)를 수정한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여야 협상은 평행선을 거듭 중이다.

당정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로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으로는 정상적인 의료체계를 뒷받침할 수 없고,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 유기적인 협업이 작동되지 않아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윤재옥 원내대표는 "간호법 통과 이후 보건복지의료연대, 간협 등 당사자들을 만나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지금 이시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민주당에도 입법으로 인한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의료 협업 시스템 복원을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입법으로 인한 갈등을 빨리 치유하고 의료시스템 붕괴로 인한 국민 건강권 위협을 감안할 때 이제는 간호법에 대한 정부와 당의 입장을 오늘 논의를 통해 정리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간호법 개정안이 사회적 합의 없이 통과돼 지금 의료 현장에 심각한 갈등과 혼란이 발생했다"며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거나 사회적 갈등 소지가 있는 법안들이 충분한 논의나 공감대 없이 추진돼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간호법 제정안으로) 직역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부분은 참 가슴 아픈 부분"이라며 "법안 내용을 떠나 절차에 있어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힘에 의해 어느 일방의 이해만 반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간호법 제정안은) 법안이 졸속으로 처리돼서 (의료체계가) 작동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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