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요코하마에 반도체 팹 세운다… 한-일 '반도체 동맹'

김희정 기자, 임동욱 기자 2023. 5. 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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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일본에 반도체 팹(실험실)을 신설한다.

요코하마 시내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의 프로토타입 라인을 정비하고 일본 소재 및 장비 제조사들과 협력해 품질 향상을 도모할 전망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의 삼성전자가 300억엔(약 2900억원)을 투입하고 일본 정부의 보조금 약 100억엔을 지원받아 요코하마에 반도체 팹을 조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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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엔 투입해 프로토타입 라인 정비
日 소재·장비업체와 공동 연구해 품질↑
한-일 관계 회복에 반도체 공급망 결속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3.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가 일본에 반도체 팹(실험실)을 신설한다. 요코하마 시내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의 프로토타입 라인을 정비하고 일본 소재 및 장비 제조사들과 협력해 품질 향상을 도모할 전망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의 삼성전자가 300억엔(약 2900억원)을 투입하고 일본 정부의 보조금 약 100억엔을 지원받아 요코하마에 반도체 팹을 조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톱 기업의 거점 진출로 한일 반도체 산업의 연계 강화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1위 반도체회사인 대만 TSMC는 일본 이바라키현에 개발 거점을 마련하고 구마모토현에 생산 거점을 건설 중이다. TSMC에 이어 삼성전자가 요코마하에 투자하면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 '빅2'로부터 나란히 반도체 R&D(연구개발) 시설을 유치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요코하마시 쓰루미구에 이미 가전 등의 연구소를 짓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요코하마 반도체 팹은 연내 정비를 시작해 2025년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닛케이는 삼성의 요코하마 반도체 개발센터 조성이 수백 개의 일자리를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에 반도체 시설 건설에 따른 보조금 수급도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해외 기업을 포함해 투자액을 보조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어 이미 TSMC나 미국의 마이크론이 보조금을 지급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의 보조금 지급 신청이 인정되면 보조금 규모가 100억엔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9.7.12/뉴스1

삼성전자는 요코하마 반도체 개발 연구소에서 입체 구조의 반도체 디바이스 조립·시제품 라인을 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높은 기술력을 가진 일본계 소재·장치 제조사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생산 기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반도체 구성 재료의 개발·검증 등에서도 일본 공급업체들과 협업한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후 한일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고,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도 연구 시설을 세우기에 보다 우월한 환경이 조성됐다. 닛케이는 한일 양국이 안보상의 연계 강화에 더해 반도체에서도 양쪽의 강점을 공유하는 형태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가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내부에서 논의 중이지만 결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중 대치가 첨예해지면서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안보상 전략 물자로 등극했다. 중국은 반도체 자체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으나 지난해 10월 미국이 고성능 반도체 장비 공급을 차단하면서 생성형 AI(인공지능)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각 국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는 반도체 공급망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한 때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를 차지했던 일본도 반도체 부흥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보조금 예산을 확보하고 TSMC 등 해외 반도체 메이커를 활발히 유치하는 한편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키옥시아 등 일본 대표 8개 기업이 합작한 '라피다스' 설립도 주도했다. 닛케이는 미국, 한국, 대만 등과의 연계 강화가 앞으로 일본 반도체 산업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 NEC, 도시바 , 히타치 등 IT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과 대만이 약진하면서 점유율이 줄고 존재감도 떨어졌다. 반면, 장비나 소재 등 장기 R&D가 필요한 분야에서의 패권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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