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담긴 솔직한 업무일지 ‘편집자의 사생활’[화제의 책]

엄민용 기자 2023. 5.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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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사생활’ 표지



출판편집자 출신인 마름모출판사 대표 고우리 작가의 에세이집 ‘편집자의 사생활’(미디어샘)이 출간됐다. 이 책은 15년 가까이 수많은 저자와 작업해 오며 겪은 출판편집자의 솔직한 경험담이자 1인 출판사 새내기 대표의 좌충우돌 창업기다.

작가는 글에서 출판편집자라는 직업에 어떤 정의도 내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글을 읽다 보면 출판편집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해소된다.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직업인으로서의 편집자’ 생활을 자세히 들려 주기 때문이다.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려 가장 실용적인 방식으로 출판편집이란 직업을 설명하는 책이 바로 ‘편집자의 사생활’이다.

소설가 정지우도 이 책의 장점으로 “호랑이 같은 부장님과의 연봉협상 이야기에서부터 퇴사, 출판사 이름 짓기, 1인 출판사 창업기, 택배 싸기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15년 넘게 이어온 ‘편집자로서의 이야기’가 낱낱이 담겨 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그 얘기들 속에서는 오랜 친구가 와인 한잔 마시며 속을 몽땅 꺼내 보이는 듯한 진솔함이 담겨 있다.

그런 저자를 두고 소설가 정아은은 “편집자로 만난 고우리는 칼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난 ‘개인 고우리’는 편집자로 만났을 때와는 너무 다르다”고 전한다. “결함을 이렇게 경쾌하게 드러낼 수 있다니! 그 부조화가 만들어내는 환한 빛에 움찔하며 음흉하게 샘을 낸다”는 말과 함께···.

정아은의 얘기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약점과 부족함을 변명하거나 감추기보다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방법으로 독자와 만나려 한다. 인간적 한계도 그대로 보여준다.

‘편집자 고우리’가 업무적으로 정확하고 빈틈 없는 이유가 이처럼 자신의 결함을 경쾌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자신도 제대로 모르면서 남을 안다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려는 것은 출판편집이란 직업을 둘러싼 우리 삶의 이야기다. 따뜻한 위안이 담긴···.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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