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결승과 달랐던 결과…'구마유시', "이번에는 상대 존중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T1 '구마유시' 이민형이 지난 LCK 결승전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T1이 13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젠지 e스포츠를 풀세트 접전 끝에 따돌렸다. 힘들었던 경기였다. 1, 2세트를 승리하고 3세트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3대0 승리가 눈앞에 온 듯 보였다. 하지만 역전패 후 4세트까지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멘탈적으로 흔들릴 수 있던 경기에서 T1은 다시금 집중력을 찾았고 결국 지난 LCK 결승전 패배를 갚아주는 것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민형은 매 경기 팀의 화력을 담당하며 팀 승리의 선봉에 섰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이민형은 "승리한 것은 기쁘지만, 3세트에 아쉬운 플레이가 나와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서 "3세트 패배로 멘탈이 나가지는 않았지만, 4세트 때 조금 급해진 여파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3, 4세트를 내주고 맞은 5세트. 마지막 세트인 만큼 팽팽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이 팽팽한 경기는 25분 열린 단 한 번의 한타로 끝났다.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일단은 저희가 조합상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또, 저희가 라인전 단계에서 이득을 보고 드래곤 스택을 쌓아놔서 상대가 급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 연계가 잘 들어가지 않았고, 그래서 잘 받아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대0으로 앞서던 경기에서 동점을 허용한 만큼 흔들릴 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민형은 멘탈적으로 문제가 없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3세트는 저희가 역전을 당했고, 4세트는 초반부터 밀려서 졌다"며 "하지만 1, 2세트에서 압도적으로 이기고 밴픽도 잘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서 하던 대로 하면 5세트 역시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T1은 지난 4월 잠실에서 당했던 LCK 결승전 패배를 갚아주는 것에 성공했다. 과연 그때와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민형은 "T1이야 항상 강팀이고 승리를 기대받는 팀이고, 결승 당시 저의 마음도 젠지를 충분히 쉽게 이길거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를 존중하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그래도 잘하니까 이길 수 있을 거야' 이런 마음으로 경기를 임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젠지를 꺾은 T1은 징동 게이밍(JDG)와 빌리빌리 게이밍(BLG)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팀과 결승 진출을 두고 다투게 된다. 승부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이민형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러면서도 "JDG를 만날 경우에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결승에서 또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BLG가 올라오는 것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