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지움·헬리오 2억원 상승...서울 아파트값 바닥 찍었나
서울 주요 인기 단지나 재건축 호재가 있는 정비사업 아파트 위주로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 시장 역시 급매물이 소진된 후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2980건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최대 월 8000~9000건에 달하던 예년 거래량에는 못 미치나, 2021년 9월(2694건) 이후로는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4월 거래량도 이달 13일까지 신고된 건수가 2671건으로 집계됐다. 4월 계약 물건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3월 거래량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당초 2~3월에 나온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면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이 다시 내릴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주요 인기 단지들의 경우 급매 소진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3월과 4월에 각각 최고 21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과 올해 초 18억3000만~18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올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연초 16억~17억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 18억~19억원대로 올랐다.
정비사업 단지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연초 21억원대 거래되던 전용 84㎡의 호가가 25억원까지 올랐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이 허용되고, 시중은행 금리가 최근 하향 안정되면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집주인들은 올해 공시가격이 크게 떨어져 보유세 부담이 줄었고,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도 추진하면서 매물을 거두고 있다.
전세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올해 1·2월과 3·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4952건 중 2049건(41.4%)이 종전 거래보다 금액이 오른 상승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84㎡는 올해 1월 보증금 5억8000만원에 계약됐으나, 이달 들어선 동일 평형이 7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도 올해 1월엔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으나, 지난달과 이달에는 13억원, 12억5000만원 등으로 보증금이 올랐다.
최근 추이를 볼 때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서울 아파트값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4%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낙폭이 둔화했고, 상승 지역도 강남4구와 용산구를 비롯해 7곳으로 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예년에 비해 절대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이달 이후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미분양이 다시 늘고 하반기에는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들어 이사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집값이 1차 바닥을 찍더라도 수요 감소로 다시 가격이 떨어지는 ‘더블딥’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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