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보다 중요한 건 제구”…문동주에게 필요한 안우진의 조언

배재흥 기자 2023. 5. 14. 14: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SSG전에서 투구하는 문동주. 구단 제공



제구가 잡히지 않은 강속구는 먹통이었다. 한화의 에이스로 떠오른 문동주(20)가 프로 데뷔 이후 최다 실점 경기를 치렀다.

문동주는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제는 제구였다. 문동주는 타선의 든든한 득점 지원을 받고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등판했다. 한화 타선은 1회 SSG 선발 송영진을 상대로 3점을 뽑으며 문동주가 어깨에 짊어진 부담을 덜어줬다. 1회는 문동주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주무기 ‘빠른 공’을 SSG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했다. 문동주는 최지훈, 최주환, 한유섬에게 3안타를 허용하고 2실점 했다. 2회를 실점 없이 정리한 문동주는 3회 선두 타자 최정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급격히 흔들렸다.

에레디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문동주는 후속 타자 한유섬의 몸에 또 한 번 공을 맞히고, 박성한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직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어진 타자들에게 볼넷과 안타 등을 추가로 허용한 문동주는 5점을 헌납했다. 그야말로 악몽의 3회였다. 문동주는 이날 2.1이닝 7피안타 5사사구 7실점 하며 팀의 5-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시즌 3패(2승)째를 기록한 문동주의 평균자책은 2.28에서 4.20으로 치솟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패전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상대 선발 투수와의 대결에서만큼은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지난달 12일 KIA전에서는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고도 졌다. 2패째를 적립한 같은 달 30일 NC전에서도 4점을 내줬을지언정 6이닝을 소화하며 무너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발 버치 스미스(33)가 개막전과 동시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팀이 리그 꼴찌로 처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스무 살 문동주는 한화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프로 2년 차 문동주는 이제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는 1군에서 1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국내 투수 가운데 최초로 시속 160㎞ 벽을 허물며 승승장구하던 문동주가 맞은 첫 번째 시련이다.

리그 최고의 투수로 손꼽히는 안우진(24·키움)도 프로 2년 차였던 2019년 5월 16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9실점으로 쓴맛을 본 적이 있다. “160㎞보다 중요한 건 제구다.” 앞서 문동주와 같은 경험을 했던 안우진이 얼마 전 밝힌 소신이다.

문동주는 안우진이 닦은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어제의 실패를 복기한 문동주는 어떤 답을 찾을까. 그의 다음 등판이 기다려진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