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참여 '기소유예' 시민 61명…40여년 만에 명예회복

40여년만에 기소유예→죄가안됨 변경…5명은 직권재심 청구로 무죄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시민 60여명이 40여년 만에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61명에 대해 "정당 행위가 인정된다"며 '기소유예'에서 '죄가 안됨'으로 처분을 변경했다. '죄가 안됨'은 피의사실이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방위, 정당행위 등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을 때 내리는 처분이다.

검찰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과거 군검찰에서 혐의 인정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한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다. 그 결과 광주지검(51건)을 중심으로 서울동부지검, 서울서부지검 등 전국 9개 검찰청에서 처분변경이 진행됐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5·18특별법에 따라 재심청구가 가능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은 별도의 명예회복 절차가 없어 검찰이 직권으로 처분을 변경한 것이다. 2021년 2월 이후 현재까지 전국 16개 검찰청에서 총 86명의 처분을 변경했다.

대표적으로 1980년 5월 서울대 교정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가두시위에 참여해 계엄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장선우 영화감독이 지난해 명예를 회복했다.

대학 도서관에서 운동가요 제창하고 학생들의 농성에 참여했던 대학생 박모씨도 지난 2월 '죄가 없음' 처분으로 43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광주 일대에서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섰던 회사원 김모씨 등도 '죄가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 전 구금됐던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 보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피의자보상심의회는 지난해 5월 이후 처분변경 대상자 총 55명에게 피의자보상금으로 총 13억37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던 피고인에 대한 직권재심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5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구형하고, 각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