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패트롤]'스승의 날'에도 웃을 수 없는 교사들 "교권 회복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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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한 두명의 학생 때문이다.
교총 관계자는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업 진행을 위한 교사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책상 위에 눕거나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교권 침해'로 간주해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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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서울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신모씨(33)는 A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악의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한 두명의 학생 때문이다. 신씨는 지난해 수업 태도가 좋지 않았던 학생을 지도하다가 학부모 항의 전화를 받았다. '왜 자신의 아이에게 면박을 주느냐'는 얘기였다. 이후 신씨는 학생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점점 위축됨을 느꼈다. 신씨는 "교권이 강화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변화를 느끼긴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가운데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교원들의 고충은 깊어지고 있다. 교원 10명 중 7명은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교사들의 고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14일 발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 중 교직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591명으로, 23.6%에 그쳤다.
이는 역대 최저치이자 첫 20%대를 기록한 것이다. 설문조사가 처음 진행됐던 2006년엔 '만족한다'는 응답이 67.8%였던 것을 감안하면 1/3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교원은 20.0%에 그쳤다.
교권 침해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69.7%에 달했다. 이같은 응답은 2021년 50.6%, 2022년 55.8%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가 30.4%로 가장 많았다. 학부모 민원 및 관계유지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교원도 25.2%로 나타났다.
교총 관계자는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기류는 거세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 23일부터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 일부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업 진행을 위한 교사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책상 위에 눕거나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교권 침해'로 간주해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 행위에 교원이 지도·조치할 수 있는 내용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담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교총의 이번 설문조사에선 시행령에 '교실 퇴장 명령'을 담는 것을 동의한다는 응답이 87.5%로 나타났다.
교총 관계자는 "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실 퇴장' 등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법에 명시하는 것은 생활지도 면책권 부여의 토대가 되는 만큼 교총의 시행령 개정안을 적극 반영, 시행해야 한다"고 축구했다.
법 개정보다 교실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서울 마포구에 근무하는 6년 차 교사 김모씨(34)는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수업방해 행위에 대해 모두 법적인 부분을 대입해 대응하기는 어렵다"라며 "지금도 정부에서 교권을 강화한다고 해도 실제 체감하는 교사는 적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처벌하는 것으로 교실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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