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은 남성이 결혼 못한다

2023. 5.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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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남성의 소득 수준에 따라 혼인 성사율에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남성 소득이 일정 수준 영향을 끼치리라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2019년 20대 중후반(26~30세) 남성의 소득 하위 10퍼센트(%, 1분위) 중 결혼 경험이 있는 이의 비율은 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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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돼도 소득 1분위 남성 열 명 중 세 명은 혼인 못해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남성의 소득 수준에 따라 혼인 성사율에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남성 소득이 일정 수준 영향을 끼치리라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한편 남성들은 대체로 자신의 소득과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얻는 여성보다 그렇지 않은 여성과 결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2019년 20대 중후반(26~30세) 남성의 소득 하위 10퍼센트(%, 1분위) 중 결혼 경험이 있는 이의 비율은 8%였다. 반면 소득 상위 10%(10분위)에서 결혼 경험이 있는 이의 비율은 29%였다. 세 배 넘게 차이난다.

소득 10분위 구간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거의 대부분 결혼하는 양상을 보였다.

30대 초중반(31~35세) 남성 중 소득 10분위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었다. 30대 중후반(36~40세)에서는 91%가 결혼 경험이 있었다.

40대 초중반(41~45세)이 되면 소득 10분위 남성의 96%가, 40대 중후반(46~50세)에는 98%가 결혼 경험이 있었다.

반면 30대 초중반 남성 중 소득 1분위의 결혼 경험은 31%에 그쳤다. 30대 중후반이 되어도 47%에 머물렀다.

40대 초중반에는 58%가, 40대 중후반에는 73%가 결혼 경험이 있었다.

대체로 30대 후반이 되면 고소득 남성의 혼인 비율이 급격히 치솟아 40대를 넘어가면 거의 100퍼센트 가깝게 높아지지만, 소득 1분위 남성은 40대 중후반이 되어도 10명 중 3명 가까이가 혼인하지 못했다.

곽은혜 부연구위원은 "남성들의 평균적인 경제력이 과거보다 개선됐음에도 혼인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남성의 소득 불평등과 분배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한국 남녀의 연령대별 평균소득과 중위소득. 통계청 자료를 인용. ⓒ프레시안

이와 관련해 통계청 자료를 보면, 비록 한국노동연구원의 연령대별 기준과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혼인 임금 수준을 추정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25~29세 남성의 중위소득은 261만 원이며 평균소득은 279만 원이다. 중위소득 이하의 남성이라면 상대적으로 혼인 성사율이 더 떨어지리라고 짐작 가능하다. 

30~34세 남성의 중위소득은 320만 원이었으며 35~39세는 373만 원, 40~44세는 407만 원, 45~49세는 406만 원이었다. 중위소득은 전체 남성을 소득순으로 1위에서 끝자리까지 줄세운 후 정가운데 남성의 소득을 가리킨다. 중위소득 이하 남성은 소득분위 1~5분위의 남성이다. 

한국의 혼인과 소득 간 상관관계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특징은 소득이 비슷한 남녀가 결혼하는 비중이 주요국 중 가장 낮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9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자료를 보면, 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는 1.16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과 대만을 포함한 주요 34개국 중 가장 낮았다.

소득동질혼 지수는 1배에 가까울수록 남녀가 무작위로 만나 가구를 형성하는 사례가 많음을 뜻한다.

일본의 소득동질혼 지수는 1.32배였고 미국은 1.50배였다. 한국을 제외한 분석대상 33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 평균은 1.60배였다. 이는 평균적으로 부부의 소득분위가 같은 가구가 무작위 결합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비해 60퍼센트가량 컸음을 뜻한다.

대체로 비슷한 소득끼리 혼인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혼인패턴은 무작위에 가까웠다. 한국의 부부 소득 간 순위 상관계수는 0.03으로 0에 가까웠으며 이는 분석대상 34개국 중 33위에 해당했다. 맞벌이 가구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도 한국의 순위 상관계수는 0.10으로 32위에 그쳤다.

이는 대체로 모든 소득분위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의 소득분위가 정확히 같은 경우에 더해 아내의 소득분위가 남편 소득분위보다 1분위 높거나 1분위 낮은 경우까지 모두 동질혼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는 1.09배에 머물러 34개국 평균 1.44배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는 한국의 혼인 형태가 이전 시대에 주로 보인 혼인 형태였던 남성 소득자+여성 무급자의 형태로 일반화할 수 없음은 물론, 다른 분석 대상국에 비해서도 특별히 더 무작위적이라는 특성을 나타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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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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