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 ‘현실적 장벽’ 완화…상호출자 풀고 연계고용 확대
정부가 대기업집단과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다.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명단 공표 실효성을 높이고, 장애인 직업역량 관련 투자를 늘린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장애인 고용정책의 근간이 된다.
이번 기본계획은 직접적 고용 의무를 다소 완화하면서 간접·연계고용을 늘려 장애인 고용률 자체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장애인 고용률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1000인 이상 대기업집단이나 공공부문에서는 고용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우선 대기업집단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산을 위해 상호출자제한을 풀어주는 등 설립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에 적합한 생산·편의·부대 시설을 갖추고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한 업체를 말한다. 대기업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장애인을 고용하면 대기업도 출자 비율만큼 장애인 고용이 인정된다. 지난해 기준 128곳의 자회사형 표준 사업장에서 장애인 약 6000명이 일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표준사업장 설립에 한해서는 대기업집단의 상호출자제한 예외를 허용, 자회사끼리 또는 손자회사끼리 공동 출자해 표준사업장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중소기업만 공동으로 설립·운영할 수 있었던 ‘컨소시엄형 표준사업장’에 대기업 참여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또 국가기관·지자체·교육청 등에도 ‘연계고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표준사업장이나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직업재활시설과 도급계약을 맺으면 부담금을 감면해주겠다는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기업 명단공표 기준은 강화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의무고용률 80% 미만’이던 명단공표 기준을 2023년부터 ‘의무고용률 100% 미만’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기업도 장애인 고용이 실질적으로 개선된 경우에만 최종 공표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민간기업이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불이행 해소 계획서를 내고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고용’ ‘통합고용지원서비스 신청’ ‘채용 전제 훈련’ ‘ 장애인고용공단 구인 신청을 통해 채용 진행’ 중 한 가지만 이행해도 최종 공표에서 빠져 왔다.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대기업과 부처·기관에는 컨설팅을 집중 제공한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281510001?www
장애인 직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3개소인 디지털 맞춤 훈련센터를 2025년까지 전국 17개소까지 확대한다. 국내 최대 규모 장애인 훈련시설인 경기남부직업능력개발원을 2024년 개소하고, 시각장애인 전용 공공 훈련기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융복합 훈련직종 확대, 전국 발달훈련센터에 디지털 기초과정 도입, ‘장애인 구직자 도약 패키지’ 신설 등 지원이 강화된다.
중증장애인 출퇴근 비용지원 대상도 현행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자’에서 ‘기초·차상위 중증장애인’까지 확대한다. 노동부는 이로써 지난해 3850명이던 출퇴근 비용지원 대상자가 2023년 1만5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기존의 전통적인 정책수단 외에 기업에게는 실질적 장애인 고용방법을 제시하고, 장애인은 새로운 분야에 더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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