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연맹 직원이 함께해 더 특별했던 '2023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통합축구 클리닉' 성료, 통합(with)의 의미 되새겼다
[제천=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달장애인 선수들과 비장애인 선수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통합의 의미를 되새겼다.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충북 제천 제천축구센터에서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시즌3의 일환인 '2023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통합축구 클리닉'이 열렸다.
이번 클리닉에는 10개팀 총 200명이 참가했다. 기존 경남(창원아드미FC) 대전(펀펀클럽, 별하지역아동센터) 부산(다이나믹FC) 성남(코오롱성남FC) 인천(다지기FC) 전북(협동조합익산드림스포츠, 꿈드림FC) 제주(제주도장애인축구협회) 포항(포항바이오파크FC)에 충남아산(아산시장애인체육회)과 프로축구연맹(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 등 2개팀이 새롭게 참가했다. 특히 프로축구연맹은 직원들이 직접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각팀은 스페셜 선수(발달장애인) 10명, 파트너 선수(비장애인) 10명, 코칭스태프 5명 등 최대 25명으로 구성했다. 파트너 선수는 기존 통합축구팀 소속 선수 혹은 공개 테스트로 모집했다.
첫날, 레크리에이션 활동에선 '건강한 경쟁'을 통해 친목을 도모했다. 곧이어 축구 클리닉이 열렸다. 축구유튜버 '고알레' 팀이 제천축구센터 2개 경기장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축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실제 축구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감아차기, 허벅지와 발등을 이용한 높은 공 컨트롤, 일자 드리블 등을 배웠다. 이 호 박무리뉴 선나바로 등 8명의 강사는 참가자들에게 친절하게 '축구를 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줬다. 참가자들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 과외'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대전하나 시티즌 출신 이 호는 "연맹에서 진행하는 K리그 통합축구 선수들과는 지난해 K리그 선수단이 힘께하는 통합축구 올스타전에 고알레가 함께 참여하면서 인연이 닿았다"며 "오늘 클리닉은 날씨가 좋고, 선수분들 분위기도 좋아서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다. 스페셜 선수 중엔 축구를 처음 해본 것 같은 분도 계시고, 수준급 실력을 갖춘 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다 재밌어 하셔서 우리도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연맹에서 각 K리그 구단과 연계해서 통합축구를 진행한게 올해가 3년차 인걸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우리 고알레가 도울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클리닉에 파트너 선수로 직접 참여한 프로축구연맹 홍보팀 양송희 프로는 "연맹이 지난달 통합축구팀을 창단하고 스페셜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오늘 레크리에이션과 클리닉을 하면서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클리닉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다른 선수들과 실력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프로축구연맹 소속 스페셜 선수 송준석은 "슈팅하고 패스 잡는 법을 배웠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클리닉을 마친 스페셜 선수들은 숙소인 박달재수련원으로 자리를 옮겨 요가 수업을 진행했다. 파트너 선수들은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았다. 코칭스태프끼리 모여 친선경기 그룹 배정 등에 관해 미팅을 진행했다. 3년째 K리그 통합축구를 이끄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이용훈 회장은 "(현장의)목소리를 듣는게 중요하다. 이 대회, 이 행사를 통해 무엇을 느껴야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참가자를 통해 이야기를 듣고, 그 안에서 해답을 얻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방해만 안된다면 지도자 간담회 장소에 가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는 연맹과 하나금융그룹이 2020년부터 해온 사회공헌활동이다. 시즌1, 2에서는 이동 약자를 위한 K리그 경기장 안내지도를 제공해 스포츠 관람 개선에 앞장섰다. 시즌3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축구를 기반으로 한다. 스포츠 관람을 간접 지원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을 직접 스포츠에 참여시켜 장애인의 인권향상과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 하고자 한다.
연맹과 SOK는 2021년 9월 통합축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K리그 산하 스페셜올림픽 통합축구팀 출범 및 운영(훈련 지원 포함), 매년 스페셜올림픽 K리그 통합축구 대회(유니파이드컵) 개최, 통합축구 올스타전 개최 등 공동 추진했다. 오는 10월 통합축구 대회를 앞두고 특별히 클리닉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면적으로 성장해 균형을 맞출 때 진정한 의식 개선이 일어나고,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이번에 '고알레' 클리닉, 파트너 및 지도자 대한 교육 시간 마련됐다. 다 함께하는 세션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4일 친선경기가 열렸다. 스페셜 선수들은 전날 '고알레' 팀에 배운 기술을 마음껏 뽐냈다. 뜻하는 대로 공을 컨트롤 하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팀에 기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송준석은 "파트너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가르쳐줬다. 내가 골키퍼를 맡고 있는데 '능력껏 하면 된다'는 말을 해줘서 좋았다"며 웃었다. 송준석은 실제 경기에선 공격수로 출전했다. 최근 국가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의 활약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포항 스틸러스 출신인 프로축구연맹 유스지원팀 김동현 인턴은 "장애인분들과 같이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 스페셜 선수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장애인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직접 제주의 파트너 선수로 활약한 제주 홍보팀 원일권 프로는 "축구를 하러 왔다가 친구를 사귀고 돌아간다"며 미소지었다.
통합축구에서 친선경기 결과는 그다지 중요치 않았다. 'with'(다함께)의 뜻을 강조한 이 회장은 "과거 연구 조사에서 82%의 발달장애인들이 통합스포츠 경험한 뒤에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91%가 자기 운동기량이 향상됐다고 답했고, 94%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결국엔 사회가 함께 살찌는 거다. 이런 활동을 하면 비장애인 역시 도움이 된다. 비장애인 역시 장애인에 대해 더 깊게 이해를 하고, 우호적으로 태도가 바뀐다. 스포츠를 통해 그런 것들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요양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송준석은 "일도 열심히, 축구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10개팀 참가자들은 오는 10월 제천축구센터에 다시 모여 유니파이드컵을 치른다. 이번 클리닉에 불참한 부천을 포함해 최대 12개팀이 모여서 화합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제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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