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근로자 작업중지권 보장으로 안전 개선 5만 건 이뤄내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QR코드를 이용해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2년 동안 113개 현장에서 총 5만3000건(하루 평균 70여 건)의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 삼성물산은 근로자 참여중심의 안전문화가 빠르게 정착됐다고 평가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작업중지권의 범위를 넘어, 급박한 위험이 아니더라도 근로자가 안전하지 않은 환경이나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작업중지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보장하고 있다.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근로자에게 포상하고 협력업체의 손실도 보상해 주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 2년간 작업중지권 발동과 조치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작업자 추락, 자재 낙하, 장비 협착 등을 우려한 안전조치 요구가 전체의 40%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추락, 낙하, 협착은 건설현장의 주요 중대재해 사고 유형"이라며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안전 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이 지난달 현장 근로자 969명을 대상으로 작업중지권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52%였다. 특히 ‘작업중지권이 현장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자가 90%에 이르렀고, ‘작업중지권 사용을 동료에게 적극 권유하겠다’는 답변은 95%로 더 많았다.

경기 지역 삼성물산 현장의 토목 협력업체 소속 서인수(64) 씨는 삼성물산을 통해 "지상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근처에서 크레인이 대형 건축 자재를 들어 올리는 양중 작업이 보여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니 즉시 안전한 곳으로 작업 구간이 변경되는 경험을 했다"며 "현장 작업자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작업중지권은 사고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권리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국내 모든 현장에서 동시에 사고 예방 결의대회를 열어 작업중지권 참여 우수 협력사와 근로자들을 포상했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은 안전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고 건설안전연구소 신설, 안전상황실 구축, 안전보건조직 강화, 사고예방을 위한 투자 확대, 협력사 안전지원 제도 신설, 안전교육체계 정비 등 안전 예방 활동도 가속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물산은 법이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와 별도로 현장소장의 판단에 따른 안전강화비를 추가 편성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국내현장에서 약 500억 원이 집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 안전상황실에서 249대의 CCTV로 현장 위험요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설계 안전성 검토(Design For Safety)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전예방 활동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충돌 방지 시스템, 드론 활용 점검 등 스마트 안전기술 22건을 개발해 건설현장에 적용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안병철 삼성물산 안전보건실장은 "안전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기준과 고객의 요구에 맞춰 안전 예산의 편성과 스마트 안전 기술, 설계 안전성 검토·적용 등 사업 모든 단계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 왔다"며 "앞으로 근로자와 협력사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 개선을 위한 활동들이 건설업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기술을 계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