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늘 합리적이진 않아…싼 주식 사서 기다려야” [하반기 증시진단]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5. 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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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제공 = 신영증권]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싼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게 부자가 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영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투자에 대해서 정답은 없지만, 시장이 모든 순간에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싼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것이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시장에 대해서는 좀 많이 오르기는 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며 “그 이유는 어쨌든 올해 주식이 바닥에서 꽤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시장이 장기박스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이 제시한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00 내외다.

그는 “주식의 레벨에 관한 판단이 중요한데 코스피를 놓고 보면 2400 내외가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한국 시장의 이익 추정치와 금리의 과정에서 볼 때 페어 밸류(적정 가치)라고 본다”며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나 지방은행 부실 같은 노이즈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넥스트 차이나에 관한 대안을 한국 기업들이 찾을 경우 박스권은 그 점을 기점으로 등락을 예상한다”고 했다.

향후 증시에서 주목되는 종목으로는 지주회사, 제약회사 등을 꼽았다. 반도체 업종 또한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음은 김석균 센터장의 질의응답(Q&A) 전문.

◆하반기 국내 증시의 위험 요인을 꼽자면요.

-올해 경기는 좀 안 좋은데 경기가 안 좋을 거라는 건 주가가 이미 투영이 되어 있는 것 같고 신용 위험이 발생할 거냐가 되게 중요한 것 같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후 금리가 동결된다고 하더라도 뭔가 고금리가 누군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고, 지금은 상업용 부동산이 좀 문제라는 걱정을 하는데 그런 것들 즉 크레딧 리스크가 얼마나 잘 통제될 수 있느냐가 하반기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분기 실적 평가와 2분기 실적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기대치보다 조금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자동차라든가 아니면 이차전지, 기계 쪽이 좀 괜찮았고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에너지, 헬스케어 등은 시장보다 조금 기대치를 하회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1분기 실적이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다만 이제 금융시장은 실적 그 자체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예상했느냐가 중요하다. 실적이 나쁠 거라고 그러면 미리 주가가 빠지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예상치보다는 좀 선전했다고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2분기는 중국이나 반도체가 좀 좌우할 것 같은데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반도체는 감산에 들어갔으니,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이 되게 높다.

◆하반기 눈여겨볼 만한 대체 투자처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달러는 언제나 좋다고 생각한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이니까 이게 또 1200원대까지 갈 수도 있다. 달러가 좋다는 말은 환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은 아니고, 달러를 들고 있으면 어느 때 원화가 강해지면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

근데 달러는 기축통화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에 어떤 일이 생기면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 가치가 약해지는 일이 보통 때도 1년 반에서 2년에 한 번씩은 나타난다. 그러면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내가 한 타이밍을 놓쳤더라도 늘 좋은 가격에 차익을 실현할 기회들은 주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2022년은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리포트가 큰 화제였습니다. 리서치 센터장의 무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체감해 볼 수 있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리포트를 작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생각에 우리들이 하는 일은 야구 선수의 타율과 같다. 미래는 맞히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근데 역사라고 하는 게 100% 똑같이 복제돼서 반복되지는 않지만, 비슷비슷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향은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어디선가 탈이 나더라는 것은 역사의 패턴이다. 2008년도에는 미국의 가게에서 문제가 생겼고, 지금은 상업용 부동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가 올라가면 늘 가계가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명목이지만 어디선가 탈이 난다고 하는 거는 비슷한 패턴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늘 틀리는 일이다.

우리 일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늘 하는 일로 이 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는 게 가장 첫 번째 이유였다. 실수했던 걸 복기해 보고, 비슷한 패턴으로 역사가 반복이 될 때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도 할 거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의 연내 작업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투자자들을 향한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너무 좀 조급한 것 같다. 조급함이 투자의 가장 큰 적이다. 저희는 한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싼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게 부자가 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시장이 늘 합리적인 건 아니다. 시장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 아니고 시장은 대체가 합리적이지만 모든 순간에 합리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기다림이라고 하는 건 투자의 특성이고, 조급함이 가장 큰 적이다. 투자는 버스와 같아서 지나면 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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