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년부대변인에 속아 6개월 만에 파산 신청까지”

강승우 2023. 5. 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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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 신용점수가 998점이었는데 그 사기꾼에게 사기 피해를 당하면서 6개월 만에 파산 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현직 시절 경영 컨설팅 전문가 행세를 하며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청년부대변인 사기 사건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은 전 청년부대변인의 뻔뻔하고 황당무계한 사기 행각에 치를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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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 신용점수가 998점이었는데 그 사기꾼에게 사기 피해를 당하면서 6개월 만에 파산 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현직 시절 경영 컨설팅 전문가 행세를 하며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청년부대변인 사기 사건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은 전 청년부대변인의 뻔뻔하고 황당무계한 사기 행각에 치를 떨고 있다.
현직 시절 경영 컨설팅 전문가 행세를 하며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구속된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청년부대변인이 최근까지 자신이 청년부대변인이라고 소개한 명함. 피해자 제공
전 청년부대변인의 사기 행각에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김모(40대)씨는 “전 청년부대변인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1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김씨는 “그는 평소에 유명 정치인과의 친분과 사회 유명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하고, 자신을 국가공인 경영지도사뿐만 아니라 여러 자격증을 딴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는데, 당시 실제 청년부대변인이어서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 11월 김씨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전 청년부대변인이 올린 재택근무 구인글을 보고 연락했다.

이것이 악연의 시작일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의 증언을 들어보면 전 청년부대변인의 사기 수법은 이랬다.

우선 인터넷 프로필에 화려한 경력과 이력을 올려 사람들의 환심을 사게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 유명한 자신이 소정의 강사료만 받고 강의를 하겠다면서 사람들 모집에 나섰고, 허위 경력을 내세워 정부 지원 사업을 제안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김씨는 “실제 전 청년부대변인은 정부 지원 사업을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에게서 받아 챙긴 돈으로 호의호식하는데 탕진했다”고 말했다.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청년부대변인이 현직 시절 경영 컨설팅 전문가 행세를 하며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사기 사건과 관련, 이 사건에 활용한 블로그 화면. 경남경찰청 제공
김씨는 지난 1월 전 청년부대변인을 사기 혐의로 처음 고소한 후 되레 무고·절도·횡령·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한다.

김씨는 “있지도 않은 죄를 만들어 저를 괴롭히기 위해, 다른 피해자들에게 엄포를 놓기 위해 온갖 혐의로 저를 고소했는데,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다른 피해자들이 선뜻 나서기를 꺼려한다”고 토로했다.

경찰에 확인된 이 사건 피해자는 11명이지만 실제 피해자와 피해액은 더 많다.

김씨는 “청년부대변인 시절 휴대전화 사기를 쳐서 재판을 받으러 가는 것인데도 주변에는 국민의힘 경남도당에 볼일이 있어 간다고 속였다”며 “그 와중에도 공유 자동차로 보험사기를 치자며 주변인을 꼬드겼다”고 말했다.

전 청년부대변인은 자신의 사기 행각이 나중에 들통 날 것을 우려해 대비책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의 주도면밀한 사기 행각에 김씨는 치가 떨린다고 했다.

김씨는 “저에게 사기 친 금액은 사실은 빌린 것이며, 5년 동안 이를 갚겠다,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허위의 합의서에 제 인감도장을 몰래 찍기도 했다”며 “뻔뻔한 사기 행각에 정말 치가 떨린다”고 호소했다.

현재 김씨는 사기 피해를 회복하지 못해 결국 파산 신청을 한 상태다. 김씨의 다른 가족들도 전 청년부대변인에게 속아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다른 사기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사기 피해를 줄이거나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씨는 “어떻게 이런 사기꾼이 청년부대변인이 됐는지 의아하다.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까지도 명함에는 청년부대변인 직함이 새겨져 있었다”며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게 엄벌에 처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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