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차정숙'김병철은 왜 '코믹빌런' '능청빌런'이 됐을까?

2023. 5. 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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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불륜 설정은 막장적이다.

중년 남자의사 서인호(김병철 분)의 한 순간의 불륜이 아니라, 이중살림과 비슷한 이중생활 불륜이다.

한편, 지난 13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에서는 서인호(김병철 분)와 차정숙(엄정화 분)이 부부라는 사실을 병원 사람들이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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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불륜 설정은 막장적이다. 중년 남자의사 서인호(김병철 분)의 한 순간의 불륜이 아니라, 이중살림과 비슷한 이중생활 불륜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구산대학 병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 차정숙(엄정화 분)은 서인호의 아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이 병원 레지던트 1년차로 근무하는데, 아들과 아들 여자친구와 선후배 관계로 엮여있다.

서인호의 또 다른 여자 최승희(명세빈 분)는 이 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인호는 진짜의 '본캐'와 가짜, 거짓의 '부쾌'를 수시로 교대 가동시켜 위기 상황을 모면한다. 그게 일상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정숙 딸과 최승희 딸은 친한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두 딸은 서로 머리끄덩이를 잡고 아빠 쟁탈전을 벌일 수도 있다.

또 차정숙에게 세밀한 관심을 보이는 잘 생긴 남자의사 로이 킴(민우혁)도 있다. 서인호의 질투유발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로이 킴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섹시한 외과의사'로 설정돼있다. 이쯤 되면 이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눈 감고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코믹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가장 지탄받아야 될 서인호는 코믹한 캐릭터로 변해 '귀여운 서인호'가 됐다. 서인호는 심각하고 진지해지는 순간, 이 드라마는 '막장 of 막장', '하이퍼 막장'의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

두 가정을 파괴시킬 수도 있는 짓을 한 서인호는 코믹빌런, 능청빌런, 진상빌런으로 소비되며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아니, 그런 이미지로 소비되도록 마케팅과 홍보가 유도하고 있다.

서인호는 실제로는 가부장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산다. 그런 점들이 코믹과 능청으로 인해 대거 가려지고 있다. 물론 이는 그속에서 수동적으로 살고있는 차정숙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아줌마로 성장시키기 위한 설정이긴 하다. 하지만 그 남편 서인호를 친근하고 귀엽게 포장하고 있다. 요즘 대중문화에서 이런 캐릭터를 가리키는 호칭이 있기는 하다. ‘나이스한 개XX’.

한편, 지난 13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에서는 서인호(김병철 분)와 차정숙(엄정화 분)이 부부라는 사실을 병원 사람들이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인호는 차정숙의 생일을 맞아 가족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앞서 최승희(명세빈 분)와의 외도를 들켜 눈치를 보고 있던 만큼, 아내에게는 이를 걸리지 않기 위해 표정 관리에 애썼고, 이내 등장한 차정숙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늘한 분위기는 계속됐고, 아니나 다를까 차정숙에 의해 케이크에 얼굴이 처박히는 치욕을 맛봤다.

차정숙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서인호였지만, 그보다 자신의 이중생활을 눈치챈 건 아닐지 전전긍긍해하던 중 그는 집을 나가 전공의 숙소로 들어가겠다는 아내의 깜짝 발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단호한 결정에 반대할 수 없었던 터. 아내가 떠난 뒤 가지런히 정리된 방안을 보며 왠지 모를 섭섭함과 쓸쓸함을 느꼈다.

반면 서인호는 병원 사람들과 의료 봉사를 가게 됐고, 그 곳에서도 붙어있는 차정숙과 로이킴(민우혁 분)에 질투를 느꼈다. 다정한 두 사람에 성질이 뻗쳐 과음을 했고, 취기와 흥이 올라 그동안의 체통을 잠시 내려놓고 노래를 열창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때 차정숙을 발견한 서인호는 돌발행동을 보였는데, 손을 번쩍 들며 해맑게 "여보"라 외쳐 모두를 기함하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병철은 그간 쌓아온 문제적 면모들을 잠시 잊게 하는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불타는 질투심부터 친근함, 귀여움, 유쾌함 등 숨겨져 있던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한 것. 특히 디테일이 살아있는 능청 연기는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으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이렇듯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서인호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열연을 선보이며 하드캐리하고 있는 김병철에 시청자들의 호평 역시 쏟아지고 있는바. 과연 파격 엔딩을 장식하게 된 서인호의 폭탄 발언이 앞으로의 전개에는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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