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이 물꼬 튼 경제협력… 일본 현지 교류 행사 속속 개최
중장비 내부 배관 부품으로 사용되는 고압 호스를 제조하는 한울H&P는 지난달 말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개최한 ‘2023 한-일 제조산업대전’에 참가했다. 이 행사에는 한국 기업 50곳, 일본 기업 100여곳이 참가해 200여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4건의 업무 협약(MOU)이 체결돼 2000만달러(약 265억원) 규모의 수출 효과가 발생했다. 2018년부터 일본 기업들에 수출을 진행한 한울H&P 역시 이번 제조 산업 대전에 참가해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며 3년간 1000만달러 규모의 유압 호스 수출 MOU를 체결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한번 미팅을 갖게 되면 2~3시간은 기본일 정도로 대면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번 전시처럼 현지에서 열리는 산업 행사는 중요한 기회”라며 “올해 들어 한·일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등 한·일 관계가 개선된 것 역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잇따라 열리는 한·일 경협 행사… 관련 기관들도 적극 지원
두 차례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면서 양국 중소기업계의 산업 교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코트라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무역협회 등 수출·중소기업 관련 단체나 기관들 역시 한국 기업들의 일본 수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달에만 일본 현지에서 제조산업대전을 비롯해 에너지 관련 상담회인 ‘한일 에너지 페어’, 의약품 수출 상담회 ‘CPHI JAPAN 연계 의약품 수출상담회’까지 세 차례의 수출 지원 전시회를 열었다. 코트라는 올해 9월 오사카에서 한국 기업 100여 사가 참가하는 ‘2023 한국상품전’도 개최 예정이다.
무역협회 역시 지난 10~11일 일본 도쿄국제포럼 전시장에서 ‘2023 도쿄 K-Product 프리미엄 소비재전’을 개최했다. 일본 현지에서 올해로 22회째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기업 104곳, 일본 바이어 650곳이 참가했다. 전년 대비 국내 기업 참가 규모는 전년 대비 21% 늘었고, 사전 등록한 일본 바이어도 612사로 지난해 대비 35% 증가했다. 사전 상담 매칭도 지난해 대비 40% 이상 확대된 916건까지 늘었다. 무협 관계자는 “행사 첫날인 10일 하루에만 일본 바이어 349사가 방문해 국내 기업 73사와 약 2518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는데, 전년 대비 바이어 수로는 32%, 상담액은 412% 증가한 수치”라며 “전북 소재 식가공품 수출업체가 30만달러 규모의 MOU를 일본 업체와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계약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11~14일 CJ ENM의 한류 문화 행사 ‘KCON’과 연계한 수출상담회와 판촉전을 일본 도쿄에서 개최했다. 화장품·생활용품·식품·패션 등 분야의 중소기업 40사가 참여해 K-pop 콘서트를 관람하려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홍보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컵 떡볶이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식품업체 영풍이 일본 현지 바이어와 5억엔 이상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中企 “日 기업들, 한·일 관계 개선 이후 한국 기업에 관심 많아”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양국 중소기업 관계 개선 위해 일본 측과 협의 중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당시 동행해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를 계기로 중소기업중앙회와 일본 전국중소기업단체중앙회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오는 7월에는 두 단체가 MOU를 체결해 각 회원사들의 기술·인적 교류협력을 늘리고 소부장 산업 육성이나 가업승계와 같은 정책 논의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다음달 초 일본을 방문해, 2019년 이후로 중단됐던 정책 포럼이나 각종 정책 교류를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현지 관계자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도 중소기업 304곳 중 76.6%가 “일본과 경제 교류 확대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과 거래에 나선 기업들 역시 일본 기업들의 분위기가 최근 양국 관계 개선을 기점으로 상당히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무협의 소비재전에 참가한 한 의료기기 수출업체 대표는 무협 개최 간담회에서 “지난해 전시회에서는 1차 미팅에서 심도 깊은 상담이 불가능했으나, 올해 1차 미팅에서는 생산 리드타임, 납기 일정, 최대 생산 가능 수량, 가격 조건 등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해 정상회담 영향이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특수 컨테이너를 생산하는 에이스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도 탄소중립이나 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국 중소기업의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며 “코트라 제조산업대전에 참가해 신규 거래처를 발굴했고 현재 수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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