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보호구역 통학로 전수조사…이달말까지 종합대책 마련

권기정 기자 2023. 5. 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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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304곳 6개 분야 30항목 점검

“위험시설·작업장 있는지 꼼꼼히 확인”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내리막길을 굴러온 1.5t 화물에 참변을 당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시가 초등학생이 등굣길에 숨진 사고 관련, 어린이보호구역을 전수조사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안전시설물, 무인단속장비, 보행로 경사폭·경사도뿐 아니라 안전한 통학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험시설 여부까지 조사한다.

부산시는 초등학교 304곳의 어린이보호구역의 통학로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위험요소를 전수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관계기관 합동 전담팀을 구성해 지난 4일과 9일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지난 10일에는 자치경찰위원회 실무회의를 개최해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부산시는 세 차례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17일까지 부산 시내 초등학교 304곳에 대해 6개 분야, 30개 항목을 조사 중이다. 현장 조사는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부단체장 책임 아래 관련 부서, 교육지원청, 경찰서, 학교운영위원회,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구·군합동조사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합동조사팀은 우선 어린이 보호구역이 먼 곳에서 식별할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시종점·옐로카펫·신호기·무인단속장비 설치 여부 등이다. 버스정류소,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횡단보도 스마트안전장치, 학교 출입문 앞 신호기, 이면도로 상태 등 교통안전시설물과 차로수, 제한속도, 차로운영, 도로 폭, 경사도, 보행조건, 방호울타리 등 도로안전시설물도 점검대상이다.

또 일방통행과 차량진입제한 등이 적정하게 설정돼 있는지를 살펴본다. 어린이교통안전지킴이와 통학버스 운영 여부도 점검한다. 위험작업장 현황과 기타 위험 요인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17일 전수조사가 끝나면 관련 기관 회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부산시내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시설물 등을 철저히 전수조사해 위험시설은 우선 조치하고 지속해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담팀과 구·군합동조사팀이 앞으로도 함동점검을 수시로 실시해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내리막길을 굴러온 원통형 화물에 참변을 당했다. 1.5t의 화물이 지게차에서 떨어져 100여m 가량 내리막길을 굴러가다 4명을 덮쳤고, A양(10)이 숨졌다. 화물 작업자는 도로 1개 차선을 점령하고 하역을 하던 중 사고를 냈다.

사고가 나기 22일 전인 4월6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과 김기재 영도구청장 등은 이 일대에서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밝혀져 ‘전형적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A양은 하 교육감 등이 캠페인을 펼친 학교의 학생이었다.

이날 하 교육감 등은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한 ‘기관장 릴레이 협업 선포식’을 개최하고, 차량 운전자와 학생들을 상대로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캠페인을 펼쳤다. 부산시교육청은 당일 보도자료를 내고 “하 교육감과 기관장들은 캠페인 후 이 학교 등하굣길 현장을 꼼꼼히 점검하고 영도구 관내 모든 학교의 통학로 안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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