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광안대교서 "부산시장 면담" 고공농성…생계비 지원 호소

신심범 기자 2023. 5. 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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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55) 씨가 광안대교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생계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이날 농성에 나섰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생계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 진상규명이 결정된 지금까지 피해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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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55) 씨가 광안대교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생계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이날 농성에 나섰다.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 제공


1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9분 최 씨는 광안대교 상판 옆 난간부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최 씨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기 전에는 복귀하지 않겠다”며 소방·경찰특공대 등과 대치 중이다. 소방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추락 방지용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생계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의료비나 트라우마 치료, 일자리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생계비 등 직접적 경제 지원 정책은 마련돼있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 대부분은 10대 전후의 어린 나이에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갔다. 교육 받을 기회를 빼앗긴 데다 사회적 낙인까지 작용해 이들 중 상당수는 오늘날까지도 생계의 곤란함을 겪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박 시장은 아프리카로 출장 중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경제부시장과의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최 씨는 박 시장이 부산으로 돌아올 때까지 광안대교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며 시의 제안을 거절했다. 박 시장은 오는 17일 저녁께 부산으로 돌아온다. 이성권 경제부시장은 “당장 박 시장이 귀국하기는 어려운 만큼, 부시장이라도 최 씨와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최대한 설득해 최 씨의 안전이 지켜지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형제복지원 피해 진상규명이 결정된 지금까지 피해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요원하다. 이들은 2021년 5월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그 해 11월 국가가 25억 원을 피해자 13명에게 배상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법무부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조정이 결렬됐다. 당시 법무부는 피해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두고 조정에 나설 수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이들이 당한 국가폭력 피해를 인정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재차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최 씨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927일간 국회 앞 노숙농성을 벌인 바 있다. 그는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법안 제정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가 2020년 5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농성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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