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속 쌍둥이 ‘디지털 트윈’ 기술, 미·중 선두 속 한국 맹추격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지난해말 완공한 데 이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HMGICS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HMGICS 메타팩토리’를 2025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HMGICS 메타팩토리’를 통해 차량의 주문에서 인도 등 자동차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면 실제 세계를 본떠 가상 세계에 만든 쌍둥이를 이른다.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면 현실의 문제를 분석하고 예측한 뒤 이를 다시 실제 세계에 반영함으로써,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 이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는 연평균 37.5%씩 성장하면서 2030년에는 약 1558억달러(약 2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상현실 속 쌍둥이를 말하는 ‘디지털 트윈’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을 미국과 중국이 이끄는 가운데 한국이 맹추격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특허출원 증가율은 한국이 1위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세계 5대 특허청(한국·미국·중국·EU·일본)에 출원된 디지털 트윈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사이 디지털 트윈 분야 특허 출원건수는 연평균 16.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24.5%로 최근 들어 이 분야의 기술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원인들의 국적을 보면, 최근 10년간(2011~2020년) 특허출원 1위는 미국이 29.9%(700건)로 1위를, 중국이 21.7%(508건)로 2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일본(18.0%, 422건), 한국(10.4%, 245건)이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근 5년(2016년~2020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한국(42.8%)이 중국(30.0%), 미국(23.9%), 일본(14.1%) 등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디지털 트윈 특허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미국의 스트롱 포스(8.7%, 203 건 ), 독일의 지멘스(6.6%, 155건), 일본의 미쓰비시(3.0%, 71건) 등이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포스코(22건, 12위)와 삼성(9건, 36위)에 50위 안에 들었다.
복상문 특허청 스마트제조심사팀장은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미래의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 디지털 트윈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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