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인 우월주의는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흑인 공립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백인우월주의를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잇따르는 총기난사의 배경인 인종차별·혐오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면서 대선을 앞두고 청년과 흑인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하워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백인우월주의는 미 본토에 대한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이라며 “흑인 대학이라 하는 말이 아니다. 나는 어디에 가든 이렇게 말한다”고 말했다.
2021년 1월20일 취임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이 궐기하고 있고, 우리는 반드시 이에 맞서 물리쳐야 한다”며 백인우월주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가 백인우월주의를 최대 테러 위협이라고까지 규정한 것은 최근 한인 가족 3명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의 쇼핑몰 총격사건을 비롯해 인종 혐오로 촉발된 범죄가 잇따르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정의를 위한 두려움 없는 전진은 때로는 가장 오래되고 악한 힘의 반격에 직면한다”며 “혐오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투표 용지에 올리고, 정치적 극단주의와 정치적 폭력을 거부해야 한다”며 “기본권과 여성의 선택할 권리, 트랜스젠더 아이들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워드대는 각계 흑인 지도자를 배출한 명문 흑인 공립대학(HBCU)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이기도 하다.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이 있던 해에 이곳에서 연설하는 등 정치 지도자들이 흑인 지지 확보를 호소하는 무대로도 활용돼 왔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대학 학자금 탕감 계획의 수혜자 다수가 흑인 학생이며, “여러분의 목소리와 표 덕분에” 첫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 배출 등이 가능했다면서 성과를 부각했다. 또 선거 결과를 전복하려는 시도에 맞서 “미국의 영혼을 지키자”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학생들은 바이든 정부의 미온적인 정책에 대한 항의로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흑인들에 신경쓰지 않는다” “흑인 아이가 어제도 린치를 당했다” 등의 문구를 적은 푯말을 들고 있기도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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