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검’ 부활 움직임에 정부 “우려 주시”…與 “선동 놀이터 안돼”
박보균 장관 “네이버·다음, 저널리즘적 책임감 부족
리더십들이 개선 노력 강화해야”
與 박대출 “‘고마워요 이재명’ ‘힘내세요 김남국’ 봐야 할 수도”
국내 양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내년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여러 논란 끝에 폐지된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이름만 바꿔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거대 뉴스포털을 둘러싼 편파성·불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여론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대 뉴스포털’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규정된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를 가리킨다.
문체부는 “최근 네이버의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 계획에 따른 우려와 비판도 주시한다”며 “뉴스포털과 관련한 주요 논란을 신문법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기사배열의 기본방침이 독자의 이익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신문법 제10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는 정부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에 나선 것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포털 사이트 다음에 ‘투데이 버블’이라는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번에 5개의 키워드를 추천하고, 관련 기사와 블로그·카페 게시글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중 모바일 앱 첫 화면에 ‘트래픽 토픽’을 배치할 계획이다. 투데이 버블과 비슷한 성격의 서비스다. 그러자 과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같이 특정 정치 세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도구로 악용된 서비스가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체부는 “거대 포털이 가짜뉴스의 소비·유통 플랫폼으로도 기능하고 있다는 사회적 의심과 비판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퇴치 태스크포스(TF)’에서 대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퇴치 TF’에서는 거대 뉴스 포털의 ▲시장지배적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 ▲기사 배열 등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이용자 권익 보호 및 침해 구제 ▲뉴스포털과 뉴스공급자와의 공정 상생 환경 조성 ▲여론 다양성 확보 등에 대한 제도 개선책을 논의하게 된다.
또 문체부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 채널을 강화하고, 국회, 전문가 등과 협의해 뉴스포털의 공정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법적·정책적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뉴스포털 리더십에 대해서도 편향성, 불공정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비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개선책과 시정방안 마련에 더욱 힘써줄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네이버·다음 등 뉴스포털에 대해 “영향력과 파급력의 엄청난 덩치에 비해 저널리즘적 책임감은 부족하다는 여론의 부정적 시선과 국민적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네이버, 다음과 같은 거대 뉴스포털의 리더십들이 이런 논란에 대해 자체 대책과 개선 노력을 더욱 강화해줄 것을 우선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포털이 좌편향돼 있다’며 알고리즘 조작을 의심하는 주장이 나왔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당 회의에서 네이버에 ‘윤석열’을 검색해 나온 기사들을 인쇄한 종이를 들어 보이며 “비판과 비난 기사 일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측은 알고리즘으로 이렇게 만들어놓은 기사라는데, 이건 알고리즘이 아니라 속이고리즘”이라고 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윤석열을 검색하는데 안철수가 나오고, 유승민이 나오고, 제3자가 비판하는 기사가 관련도 순위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는 조작에 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알고리즘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렇게 나오게끔 설계가 돼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는 네이버·다음의 ‘키워드 추천’ 서비스에 대해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는 꼼수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고마워요 문재인’ ‘힘내세요 조국’ 시즌2의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며 “네이버와 다음에 ‘고마워요 이재명’ ‘힘내세요 김남국’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털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작과 선동의 놀이터를 양산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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