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에어드롭, 클레이스왑 '드롭스' 통한 것…"흔한 서비스 내 기능"
에어드롭·LP(유동성공급자)는 흔한 '디파이' 기능…클레이페이 등 논란은 지속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거액의 코인 보유설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14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그가 민주당 진상조사단에 보고한 가상자산 '에어드롭' 사실 등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거래내역과 김 의원 페이스북 입장문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그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클레이스왑'의 '드롭스' 기능을 통해 다수의 가상자산을 에어드롭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에어드롭과 관련해서도 로비 명목으로 가상자산을 무상 지급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으나, 드롭스는 클레이스왑 이용자 다수가 활용하는 서비스 내 기능 중 하나다. 다만 에어드롭 이외에도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다수의 의문점이 발견된 만큼, 이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남국, 클레이스왑 '드롭스' 이용해 소액 에어드롭
김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에어드롭은 '클레이스왑'이라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해석하면 불법적으로 가상자산을 무료 지급 받은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특정 기능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의미다.
에어드롭은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이벤트성으로 투자자에게 소액의 가상자산을 무료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신규 거래소 상장이나 특별한 사업적 성과가 있을 때 실시한다.
앞서 민주당 진상조사단을 통해 김 의원이 에어드롭을 통해 무상 지급받은 코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가상자산 발행사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받은 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그가 클레이스왑의 에어드롭을 이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그가 받은 무상 지급 코인은 클레이스왑의 '드롭스' 기능을 통한 것임이 확인됐다.
우선 클레이스왑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자산 예치 및 교환 서비스다. 클레이스왑 개발사인 오지스 측은 지난 2021년 새로운 기능인 '드롭스(Drops)'를 출시했다.
클레이스왑의 가장 주된 서비스는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그 보상으로 클레이스왑 토큰(KSP)을 받는 것이다. 드롭스는 KSP 보유자(홀더)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기능으로, KSP를 예치할 경우 클레이스왑이 소개하는 신규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토큰을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을 살펴보면 그는 클레이스왑으로 수차례 가상자산을 보내고, 예치 보상으로 KSP 토큰을 수차례 획득했다. 클레이스왑으로 가상자산을 보낸 것은 클레이스왑에서 예치, 교환, 투표 등 활동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활동에 참여하면 클레이스왑으부터 KSP 토큰을 받을 수 있다. 이 KSP 토큰 역시 예치가 가능하다. 지갑 내역을 보면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으로 KSP 토큰을 보낸 내역도 있다. KSP 토큰을 예치하기 위해 송금했다는 의미다.
KSP 토큰을 예치하면 그 보상으로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의 가상자산을 '에어드롭' 받게 된다. 이 같은 '드롭스' 기능으로 김 의원은 다양한 가상자산을 에어드롭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에어드롭은 클레이스왑뿐 아니라 업비트나 빗썸 같은 일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고객 대상 이벤트 목적으로 많이 실시한다"며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에서 받은 에어드롭 코인들은 금액이 적어 크게 이상하진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트랜잭션(거래)을 보면 들어가고 나가고 (한 내역이) 전부 투명하게 나간다"며 세간에 알려진 지갑 주소가 그의 클립(카카오 지갑) 주소가 맞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 지갑에 들어간 가상자산 총액과 이체된 총액을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 명확하다"고 해명했다.
◇클레이스왑서 'LP' 역할도…디파이 서비스 속 '흔한 기능'
한편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에서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함으로써 가상자산 예치 및 교환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일종의 '거래 중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LP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DEX)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하기 위해 이용되는 방식이다. 클레이스왑 외에도 유니스왑, 팬케이크스왑 등 흔히 '스왑'이 이름에 붙는 여러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이용되고 있다.
업비트나 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는 거래소가 직접 가상자산을 매수하려는 사람과 매도하려는 사람을 잇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에선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뤄진다. 스마트컨트랙트란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 스마트컨트랙트에 의해 거래를 하려면 '유동성 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A토큰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A토큰 풀'에 가상자산을 예치해두면, 이후 A토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해당 풀에서 가상자산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 때 유동성 풀에 가상자산을 예치해두는 매도자를 '유동성공급자(LP)'라고 한다.
이처럼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면 보통 LP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의 변창호 운영자는 "LP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에서 아주 흔하게 쓰는 기능"이라며 LP 역할을 한 것 자체는 의혹의 대상이 아님을 지적했다.
◇에어드롭·LP 의혹 벗어나도 논란 지속…'클레이페이' 내역 왜 숨겼나
단,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레이스왑의 에어드롭 기능을 사용한 것이나 LP 역할을 한 것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김 의원의 클레이스왑 상 거래 내역을 보면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는 지난해 2월16일 위믹스(WEMIX)를 클레이페이 토큰으로 교환(스와프)했다. 김 의원이 클레이페이에 투자한 규모는 30억원에 달하지만, 당시 클레이페이는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이었다. 이에 김 의원이 미공개 투자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김 의원 수중에 남은 '클레이페이'는 4600만원 어치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에 '클립' 지갑 내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첨부하면서 이 클레이페이 토큰 4600만원치를 숨겼다. 30억원 '몰빵' 사실 등을 숨기기 위해 해당 내역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비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 그가 상임위 전체 회의, 한동훈 장관 청문회 등에서 코인 거래를 한 사실도 지갑 속 거래내역을 통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해명도 추가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원은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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