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씨앗’ 소중함 알리는 익산 여성농민들…시민들에게 수년째 ‘토종 상자 텃밭’ 나눔
참여 가족들 토종 고추 심으며 ‘안전한 먹거리’ 소중함 일깨워
토종 농작물을 집에서 직접 길러보도록 해 종자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행사가 전북 익산에서 열렸다.
익산여성농민회 도시농업분과와 익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3일 익산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토종 작물 녹색 아파트’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토종 농작물을 집에서 직접 길러볼 수 있는 ‘상자 텃밭 만들기’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종삽으로 흙을 상자 텃밭에 퍼담아 토종 고추와 상추 등을 심었다.
어린 남매와 상자 텃밭을 함께 만든 이민제씨는 “아이들과 함께 토종 씨앗 그림책 강연도 듣고 흙을 만지면서 채소도 심는 유익한 행사”라고 말했다. 신정훈씨도 “아이들과 아파트에서 토종 농작물을 키울 걸 생각하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농부들이 대를 이어 심어오던 토종 종자가 점점 사라지고 외국계 종자 회사에서 씨앗을 사서 쓰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10여년 간 우리나라가 종자 사용 대가로 해외에 지급한 금액은 1357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이 종자를 팔아 번 돈은 25억원에 불과하다.
익산여성농민회는 2019년부터 ‘토종 종자 사업’을 시작해 지역에 맞는 토종 씨앗을 증식시킨 뒤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고추, 호박, 참외, 녹두, 가지, 대파 등 30여 종의 토종 씨앗을 나눔 한마당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종을 잘 기를 수 있도록 자연농약 만들기, 베란다 상자 텃밭 모종심기, 고추피클 만들기 등의 교육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익산에는 2021년 ‘익산시 토종농산물 보존·육성 조례’도 만들어 졌다.
신향식 익산시 여성농민회장은 “토종 씨앗은 농약과 비료를 적게 써도 된다. 후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남겨준다는 마음으로 씨앗을 나누고 있다”라며 “해가 갈수록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토종 농작물이 식탁을 더 채울 수 있도록 나눔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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