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아이 잃은 아빠 “스쿨존,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이승준 2023. 5.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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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쿨존]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10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우회전 신호 위반 버스에 치여 숨진 조은결 군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우회전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8살 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이가 스쿨존 내 안전 대책 강화 등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14일 국회 국민동원청원 누리집을 보면, 지난 12일 ‘스쿨존 내 음주운전, 신호위반 사고 엄중 처벌 요청에 관한 청원’이 게시됐고 이날 오전까지 1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자신을 지난 10일 스쿨존 사고로 희생된 조은결(8)군의 아버지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 5월10일 낮 12시30분경 경기 수원시 호매실동 스쿨존에서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고 조은결군의 아버지입니다”라며 “이번 사고로 인한 허탈함과 슬픔은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라고 썼다.

사고 당시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부모는 지난 11일 언론에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더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사거리에 전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스쿨존 내 신호위반’, 과속, ‘전방주시태만’ 등 모두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듯합니다”며 “언제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고 다쳐야 하고, 그 가족들이 고통 속에 살아야 합니까”라고 토로했다. 은결군의 아버지는 “더욱 충격적인 건 우리 아이가 죽은 그 자리에 여전히 차들이 신호위반을 하고 달리고 있다는 겁니다”며 “제도나 시설, 운전자 인식 등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합니다”고 호소했다.

청원은 스쿨존 내 펜스 등 안전장치 강화와 운전면허 관리법·단속 강화 등을 요구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서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은결군이 숨진 곳은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 구간인데 당시 우회전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보행자 신호등에는 파란불이 켜져 있었음에도 버스운전자는 신호를 위반해 우회전했고 사고가 났다. 경찰은 버스운전자에 대해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1일 오후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 갈무리
‘스쿨존 내 음주운전, 신호위반 사고 엄중 처벌 요청에 관한 청원’
https://url.kr/qjd6wg

안녕하세요
2023년 5월 10일 낮 12시 30분경 경기 수원시 호매실동 스쿨존에서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 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9살 고 조은결 군의 아버지 입니다.
이번 사고로 인한 허탈함과 슬픔은 어떤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운전하시는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작년부터 우회전 단속이 이슈가 됐고, 얼마 전엔 계도기간이 끝난 뒤 실제 단속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SNS에서 그렇게 내용 공유를 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제 아이가 희생되기 전에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여러 아이들이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당사자들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습니다.
왜 이러한 잘못들이 바로 잡히지 않는지 법을 만들거나, 심판을 하시는 분들께도 묻고 싶습니다.
‘스쿨존 내 신호위반’, 과속, ‘전방주시태만’ 등 모두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언제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고 다쳐야하고, 그 가족들이 고통 속에 살아야 합니까.
정부 관계부처 공무원 분들, 뉴스에 달린 댓글들만 보아도 우리가 고민해보고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이 나옵니다.
우회전을 하자마자 횡단보도가 나타나서 위험하고, 특정지역 운수회사 버스기사님들은 평소에도 과속과 신호위반을 밥먹듯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인건 우리 아이가 죽은 그 자리에 여전히 차들이 신호위반을 하고 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고 해결해야할 일들입니다.
부디 이글을 보시는 정부, 국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습니다.
제도나 시설, 운전자 인식 등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1. 교차로 회전구간과 횡단보도의 거리 확장

2. 스쿨존 내 펜스 및 안전장치 강화

3. 운전 면허 관리법 강화
ㄴ 범법 행위시 벌점, 면허취득 결격 기간, 벌금 강화

4. 스쿨존 cctv 관제 시스템을 통한 신호 위반 및 과속 단속
ㄴ 국민들의 차량블랙박스 신고, 실제단속카메라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5. 운수차량들에 대한 안전운전 계도, 그리고 단속된 차량들에 대한 확실한 조치.

위 사항들을 제안해 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원 부탁 드립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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