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너겟에 딸 화상" 2000만원 소송 건 美 부모···"맥도날드 책임"

미국 맥도날드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플로리다주(州)의 한 부모가 갓 튀긴 맥너겟(치킨 너겟) 때문에 어린 딸이 화상을 입었다며 약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맥도날드 측 책임이 있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NBC사우스플로리다,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로더데일 배심원단은 2019년 당시 4살이던 올리비아가 뜨거운 맥도날드 맥너겟을 허벅지에 떨어뜨려 2도 화상을 입은 사건을 심리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화상의 원인이 된 맥너겟은 어린이용으로 출시하는 ‘해피밀’ 메뉴에 들어 있었다.

당시 필라나 홈스는 드라이브 스루(차에 탄 채를 주문한 음식을 받아가는 방식) 매장에서 주문한 해피밀을 받아 뒷좌석에 앉아 있던 딸과 아들에게 건넸다. 잠시 후 딸 올리비아의 비명이 들려 홈스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 상태를 확인했다.

해피밀 상자에 들어있던 맥너겟이 올리비아의 허벅지 위로 쏟아졌고, 그중 한 조각이 허벅지와 안전벨트 사이 틈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로 인해 올리비아는 화상을 입었다.

올리비아는 자폐성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촉각과 통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교란현상은 자폐 증상 중 하나다.

홈스는 프랜차이즈 운영자인 ‘업처치 푸드’와 맥도날드 USA를 고소하며 1만5000달러(약 2000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했다. 이들이 필요 이상으로 뜨거운 온도로 음식을 조리했으며, 소비자에게 음식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홈스는 지적했다. 또 직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홈스 측 변호사는 “당시 맥너겟의 온도는 화씨 200도(약 93℃)에 달했다”면서 “이로 인해 홈스의 딸은 화상을 입었고, 피부 일부가 변형되는 상처가 남았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측 변호인은 “식중독균인 살모넬라 중독을 피하기 위해서는 음식이 뜨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겟이 화상을 입힐 목적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는 취지로 사측을 변호했다.

원고와 피고 측은 맥너겟의 온도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으나, 맥너겟으로 소녀가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에는 모두 동의했다.

배심원단은 두 번째 평결에서 구체적인 보상 금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처지 푸드는 “부상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맥도날드 USA는 이날 배심원 평결에 대해 “이것은 불행한 사건이었지만 우리는 평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성명을 냈다.

김유진 인턴기자 jin02114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