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머스크 드디어 만났다… 미래산업 연합전선 시동

반도체·전기차 세계 1위 회동
삼성 美 반도체연구소에서
자율주행 반도체 공동개발
전장사업 협력방안 등 논의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전기차 세계 1위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간의 미국 출장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20여 명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로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나 미래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루 바글리노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함께 했다.

삼성과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뿐 아니라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혁신 기업들을 이끌고 있다.

이번 면담을 계기로 삼성의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영토가 더욱 확대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경험을 토대로 엔비디아, 모빌아이 등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따내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은 오는 2024년 4000억달러(약 520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9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차세대 모빌리티 전장사업을 삼성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80억 달러(약 9조원)에 하만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뒤 미래차 전장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에서 하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귀국길에 그는 "자동차 업계의 급변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재계는 반도체와 배터리,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의 역량을 결합하면 적잖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미국으로 출국한 지 22일 만인 지난 12일 귀국했다.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최장기간 해외 출장이다.

그는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CEO를 포함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CEO 20여 명을 두루 만났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