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도 못말린 韓日의원 ‘셔틀축구’...“승패보다 우정 더 빛나”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5.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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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요코하마 경기장서 친선경기
4대1 한국 리턴매치도 승리했지만
양국의원 “승패보다 우정이 더 큰 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외교 복원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양국 국회의원들이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 무대였던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13일 축구 경기를 하며 친목을 다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수중전 속에 한국이 4대1로 대승을 거뒀지만 양국간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 속에서 “승패보다는 우정이 빛난 경기”라고 평가했다.

이 번 경기는 지난해 11월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당시 개막전이 개최됐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에 5-3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날 에토 세이시로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 회장은 경기전 축사를 통해 연대·친선·우애의 정신을 강조하고 “비가 오니 조심히 뛰어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또 이날 에토 회장이 “오늘 구급차는 준비돼 있지 않다”고 농담을 하자 양국 의원들이 크게 웃었다. 작년 한국 경기에서 일본 측 한 의원이 가벼운 부상으로 구급차를 불러야 했던 일을 상기시켜 농담을 한 것이다.

정진석 한국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도 “오늘 경기에서 일본이 꼭 설욕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친선에 중점을 두고 경기하면 좋겠다”며 “한일관계가 선린·우호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기점에서 의원들이 축구 외교를 통해 우정을 쌓고 양국 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의원축구 대회
양국간 우정의 열기에 경기 초반에 거세게 내리던 비는 서서히 약해졌고, 시합은 열기를 더해갔다.

이날 한국팀의 승리는 예상밖 선전이다. 홈그라운드 경기인데다 경기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정 의원은 “일본팀은 거의 80년대생이고 우리는 60년대생”이라며 “민주당에서 축구를 잘 하는 의원들이 빠져서 우리팀 전력이 많이 딸린다”고 걱정했었다. 총 24명이 대거 참여한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영진·김승남 의원 2명만 참석했지만 김 의원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김 의원은 전반전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배현진 의원(국민의힘)의 어시스트로 첫 골을 넣었다. 14분쯤에는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후 일본은 오프사이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여성 선수 등이 공격을 시도했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야 만회 골을 기록했다.

한국 국회의원 24명은 전날 일본에 입국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이기도 한 정진석 의원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만남에서 스가 전 총리가 “관계 개선 움직임이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자, 정 의원은 “셔틀 외교 부활은 두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의 결과다. 좋은 시절로 양국관계가 복귀하고 있다. 좋은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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