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리그] 제주도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 ‘락사마’ 정락영

제주/서호민 2023. 5. 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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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제주/서호민 기자]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오현고 체육관에서 2023 제주 유·청소년 클럽리그(i-League)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주인공은 정락영.

한양대 출신 정락영은 KBL 최초의 국내선수 드래프트인 1998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대구 동양에 지명됐다. 이어 부산 KTF(현 수원 KT), 서울 SK를 거치며 11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총 477경기를 소화했다.

동양 시절에는 전설로 회자되는 32연패의 아픔을 경험했으며 여수 코리아텐더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늘 밝은 웃음과 친절한 팬서비스 덕분에 ‘락사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8-2009시즌을 끝으로 SK에서 은퇴했다.

은퇴 이후 농구가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하며 팬들 사이에서 잠시 잊혀진 그는 4년 전인 2019년 제주도에 내려와 ‘락 바스켓볼’이라는 타이틀로 자신 만의 농구교실을 차렸다. 정락영은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농구 꿈나무들을 이끌고 제주 i리그에 참가했다.

대회 도중 만난 정락영은 “2019년쯤 서귀포 쪽 국제학교 주변에 체육관을 지었고 국제학교 학생들과 주변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농구계를 잠시 떠나 있으면서도 언젠가 한번 농구로 다시 한번 일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와는 접점이나 연고가 없었다. 예전부터 제주도의 좋은 점들을 보면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기회가 와서 내려왔다. 육지 생활도 좋았지만 뭔가 각박한 생활보다는 편안하고 여유 있는 제주도 생활이 나한테는 잘 맞는 것 같다. 제주도에 있으면 행복 지수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제주도에 정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제주도에 내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2019년 문을 연 락 바스켓볼은 농구 불모지 서귀포에 생긴 반가운 유소년 농구교실이었다. ‘유소년 지도자’ 정락영의 교육 목표는 명확했다. 아이들에게 농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정락영은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딱딱하고 어려운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먼저 농구공과 친해져 농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놀이식 커리큘럼을 짰다. 예전부터 자유스럽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농구를 좋아했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스킬트레이닝도 그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교육 과정을 설명했다.

제주도는 여전히 연고 프로팀이 없고 육지와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교류의 폭이 좁은 반면, 농구를 즐기는 유소년, 동호인 인구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말을 이어간 그는 “제주도에 농구교실, 동호회 숫자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클럽 농구 인구 수도 가면 갈수록 더 늘어나는 추세다. 사실 일전에 인터뷰를 통해 말했던 것처럼 제주도 클럽 농구 저변을 넓히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농구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팀들의 요청으로 한번씩 스킬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육지와는 다르게 제주도에서는 아직 스킬트레이닝이 생소해서 어색해 하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농구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비록 현장에서 멀어져 있지만 그는 천상 농구인이었다. 정락영은 “어디에서 무얼 하건간에 결국 농구가 뒤따라 다니더라. 농구가 천직인 것 같다. 그래서 농구로 일을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면서 “TV로 프로농구 경기도 챙겨본다. 얼마 전에 KGC와 SK 챔피언결정전을 봤는데 관중석이 꽉 찬 풍경을 보고 농구 인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뿌듯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인기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거창하게 목표를 말하기 보다는 일단 현재로선 제가 운영하고 있는 아카데미가 잘 되어야 앞서 말씀드린 제주도 클럽 저변확대는 물론 제주도에서 농구의 영역도 더 커질수 있다고 본다. 계속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잘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도 잘 따라와줘 고맙게 생각한다. 학생들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된다는 장담은 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나쁜 선생님은 안 되겠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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