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현지 변호사 "송환국 재판서도 무죄 확신"…38억원 인출 정황도

몬테네그로 변호사 "도주 의도 없어…송환국 재판 준비 완료"
업계, 이더리움·루나서 38억원 인출 정황 포착…잔고 650억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법원에 각각 40만유로를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청구했다. 몬테네그로 검찰은 보석 요구에 반대했으며 보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 AFP=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역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체포된 몬테네그로에서 보석금 5억여원을 내고 석방된 가운데 향후 "송환국 재판에 참석할 준비가 돼 있으며 무죄를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의 현지 변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전날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의뢰인들은 진실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의 보석 청구를 인용한 것과 관련해 안젤리치는 "간단한 결정"이라며 "의뢰인들은 도주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여권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진실을 확인받는 것 외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권 대표와 한씨가 지난 11일 첫 재판에서 여권 위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40만유로(약 5억8000만원)를 내고 보석을 청구한 데 대해 이를 받아들인다고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몬테네그로 검찰은 권 대표 측 보석금이 보유 재산 대비 현저히 적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보석 석방을 반대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권 대표와 측근 한모씨는 보석금 지급 완료 시 풀려나게 됐다. 다만 이들은 지정된 거주지 외 이동이 금지되며 도주 및 감시 조치를 어길 경우 보석금 회수가 불가하다.

몬테네그로 사법 절차가 끝나더라도 한·미 수사당국이 몬테네그로 정부에 권 대표 측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데 따라 각국 법정에 서야 한다. 이와 관련 안젤리치는 "의뢰인들은 다른 나라 법정에서 자신들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의뢰인들은 해당 절차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도주 우려가 없고 숨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권 대표가 보석 신청 전에 암호화폐(코인) 이더리움과 루나 지갑에서 38억원 상당의 코인 최소 300만개를 현금 인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날 기준 두 지갑의 잔고는 약 650억원이며 당장 현금화 가능한 액수만해도 최소 300억원에 달한다.

한국 검찰은 그가 테라·루나로 벌어들인 돈을 '범죄 수익'으로 보고 처분 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 해당, 추징 보전 방침을 밝혔지만 당장 그의 암호화폐 자산을 동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지난해 5월경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와 자매코인 루나 대폭락의 주역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상당의 피해를 입히고 도주했다. 지난 3월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 수화물에는 벨기에 위조 신분증도 들어있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