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상품권 주면 해결?…피 한팩 10만원인데 헌혈 혜택 '쥐꼬리'
혈액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헌혈 시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헌혈로 받은 혈액을 10만원 내외에 판매하는데 헌혈자가 받는 건 고작 5000원짜리 상품권 하나뿐이란 주장이다. 혈액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서라도 헌혈자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혈액 판매금은 '헌혈의집' 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임대료, 기념품비 등에 쓰이는데, 혜택 확대 등을 위해선 '헌혈수가'(혈액 판매 가격)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게재한 '[MT리포트]혈액 절벽이 온다' 관련 기사에도 헌혈자 혜택 확대를 요구하는 댓글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헌혈하는 분들께 5만원짜리 상품권 나눠주면 혈액 부족 금방 해결된다." "적십자도 헌혈 받은 피를 병원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곳 아닌가요? 그럼 헌혈할 때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면 헌혈도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등이다.
지난 12일 헌혈의집 신촌센터에 방문해 확인한 결과 현재 헌혈을 하면 △영화관람권(1만4000~1만5000원 상당) △문화상품권 5000원권 △일반기념품(편의점 5000원 교환권, 외식상품권 5000원권, 햄버거세트 1개, 손톱깎이세트 등) 2개 △햄버거 듀엣세트 1매 등 중에서 1개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서울중앙혈액원 관할 헌혈의집의 경우 오는 15일까지 일반기념품을 추가로 1개 수령할 수 있다. 헌혈의집 신촌센터에서는 혈소판·혈장 헌혈 시 추가 기념품으로 추가로 주는 일반기념품 대신 영화관람권 1매나 문화상품권 5000원권 1매를 준다. 또 오는 31일까지 서울중앙혈액원 관할 헌혈버스에서는 헌혈 시 영화관람권 1+1, 문화상품권 1+1 등을 받을 수 있다. 행사 기간이 끝나면 추가 기념품 증정은 없어진다. 실제 헌혈 시 혜택은 5000원보다 좀 더 많은 셈이다.
이렇게 받은 혈액은 적십자사가 혈액수가를 받고 병원 등에 공급한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혈액수가는 4만9840~73만2690원이다. 400㎖기준 전혈의 경우 10만9130원, 신선액상혈장은 6만300원, 농축혈소판은 5만6940원, 동결해동적혈구는 73만2690원이다. 다만 성분제제 중 △동결해동적혈구 △신선액상혈장 △백혈구제거적혈구 △백혈구여과제거혈소판 △성분채혈혈소판 △성분채혈백혈구 △성분채혈적혈구, 성분채헐제제 중에서는 △적혈구 △혈장 △성분채혈혈장은 최근 5년간 공급되지 않았다.
혈액수가를 고려하면 혈액 공급자에게 더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 관계자는 "혈액 매매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고, 혈액수가가 있지만 이를 통해 확보한 돈은 헌혈의집 운영 위한 인건비, 임대료, 의료품비, 기념품비 등 헌혈을 위해 필요한 곳에만 사용한다"며 "하지만 재원이 부족한 상태로 헌혈 기념품 혜택 확대와 안전한 혈액의 안정적 공급과 선진 혈액관리시스템 구축·실행 등을 위해서는 혈액수가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혈액수가는 매년 건강보험 요양급여 비용 개정 시마다 연동돼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기준으로 금액이 결정·인상되는데, 한국의 혈액수가는 일본, 미국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혈액수가를 올리면 환자 부담 높아지고 건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이밖에 헌혈문화 확대를 위해서는 △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에 한정해 적용되고 있는 '헌혈공가제'의 민간기업 적용 △기업·교육기관의 적극적은 헌혈 문화 동참 및 홍보 등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내 한 헌혈의집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특히 고등학생의 헌혈이 크게 줄었다"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의 경우 학교로 방문하는 헌혈버스 등으로 헌혈을 처음 접하고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 측에서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헌혈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홍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기업에서도 직장인들이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헌혈실적은 265만건으로 2013년 291만건 대비 9% 감소했다. 이 기간 16~19세 고등학생 헌혈 건수는 46만2186건으로 56%나 급감했다. 저출산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다. 올해부터는 혈액 수급 '심각' 단계가 될 수 있다. 올해 일평균 5407유닛의 혈액이 헌혈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일평균 혈액 소요량 예상치인 5482유닛보다 적어 혈액 수급 위기 단계 중 '심각'(1일분 미만)에 해당한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누명 썼다"…뽀빠이 이상용, 韓 떠나 관광버스 가이드했던 사연 - 머니투데이
- 이계인 "고두심, 이혼 후 힘들 때 곁에 있어줘"…무슨 사이길래 - 머니투데이
- 백종원, 예산시장 소회…"공무원들 날 죽이고 싶었을 것" - 머니투데이
- 팽현숙, 최양락과 갈등에…"왜 남들 앞에서 망신 줘" 오열 - 머니투데이
- '54세' 김혜수, 지하철서 포착…숨길 수 없는 아우라 '감탄' - 머니투데이
- 김정민, 월 보험료만 600만원…"30개 가입, 사망보험금 4억" - 머니투데이
- "경찰들 노력한다" 조롱한 야탑역 살인 예고범, 수천만원 물어낼 판 - 머니투데이
- '양육비 갈등' 송종국 이민 가나…"캐나다 영주권 나왔다" 고백 - 머니투데이
- 곧 실적발표인데…"엔비디아, AI칩 '블랙웰' 서버 과열 문제 발생" - 머니투데이
- "월급 315만원 부족해" 투잡 뛰지만…혼자 살아서 좋다는 사람들, 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