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 튀르키예 대선 돌입… 親러 에르도안 종신집권 갈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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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이후 20년 넘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 중인 튀르키예에서 14일(현지 시각)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여론 흐름 상으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박빙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최장 2033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되지만,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승리할 경우 의회 민주주의를 복구하고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대전환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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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이후 20년 넘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 중인 튀르키예에서 14일(현지 시각)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여론 흐름 상으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박빙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최장 2033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되지만,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승리할 경우 의회 민주주의를 복구하고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대전환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튀르키예 국내뿐만 아니라 나토와 유럽,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둘 다 4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소폭 앞서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선거는 종료되지만, 어느 후보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2주 뒤인 오는 28일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28일 결선 투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최근 무하람 인제 조국당 대표가 사퇴하면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국내에서의 최대 화두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실정과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이다.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지난 2013년에 비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고, 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85% 이상 상승하는 등 24년 만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민들의 생활고는 극심해졌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만악의 근원”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며 금리 인상을 막는 등 비상식적 경제 정책을 펼쳤다. 여기에 지난 2월 튀르키예에서만 5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진을 두고 초기 부실 대응 논란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민심 이반을 일으켰다.
야권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회복하고 에르도안 정부의 비정통적 경제 정책을 철폐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한편 언론 자유와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소득층과 보수 이슬람 신자층 등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한편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튀르키예의 대선에 이목이 쏠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는 등 나토와 유럽연합(EU)의 서방 진영 내부에 갈등을 일으켰다. 오히려 대러시아 제재로 가격이 내려간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로 경제적 이득을 봤다. 또 러시아에 필요한 수입품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러시아의 고립을 막았다.
이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은 자칫 ‘내정간섭’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공식적으로 누구 편인지 밝히지는 않지만, 에르도안이 패배하면 기뻐하리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유럽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아슬아슬하게 패하거나 대선이 결선 투표로 넘어가면 튀르키예가 정치적으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주요 선거 때에도 결과에 불복하고 재선거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이미 부정선거 우려가 제기되는 등 자칫 선거 후 대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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