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정차과태료 과·오납 3년새 2배 증가…환급은 주먹구구

변재훈 기자 2023. 5. 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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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0년 102건서 2022년 212건…대부분 행정착오 탓
계좌번호 등 민감정보를 문자·전자우편 보내야 환급
개인정보 유출·도용 우려에 전화 금융사기 오해까지
행정불신 심화 자초…"체계화·전자시스템화 꼭 필요"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에서 자치단체의 착오로 불법 주정차 과태료 초과 또는 잘못 납부하는 사례가 최근 3년 사이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과·오납 과태료 환급 절차는 체계화되지 않아 시민 혼선과 행정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14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불법 주정차 과태료 과납·오납 사례와 이에 따른 환급액은 ▲2020년 102건(385만 60원) ▲2021년 132건(533만7440원) ▲2022년 212건(889만1290원) 등으로 나타났다.

과·오납 건수·환급 규모 모두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한 자치구에서 과오납 사례가 급증, 증가세를 이끌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4월까지 광주 지역 주정차 과태료 과·오납 사례는 39건, 단속 행정이 시민에게 돌려준 과태료는 183만 2424원이었다.

행정구역 면적·인구·단속 장치 설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치구마다 과·오납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과·오납은 대부분 행정 당국의 단속 행위 또는 과태료 부과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주정차 금지구역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잘못 판단해 과태료를 더 부과하거나, 단속 장치가 인식한 차량번호 자체가 틀려 잘못 부과한 경우가 많다. 위반 장소 내 주정차 금지 노면 표시가 분명치 않아 과태료를 돌려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구 지역 주정차 단속 구역 11곳에서 고정형 카메라가 단속 유예시간에도 차량 179대를 위반 사례로 인식, 실제로 과태료를 부과했다가 돌려주는 일도 있었다.

서구청은 해당 고정형 카메라 설치 구역 내 단속자료를 집적화한 서버 1대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단속 행정으로 인한 과·오납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과태료 환급은 행정 절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각 자치구는 자체 검수 또는 이의 제기 등을 통해 과오납이 확인되면 단속 당시 촬영·인식한 차량 번호를 토대로 등록 차주 주소, 연락처부터 확인한다.

이후 공문 발송 또는 통화로 해당 차주에게 과태료 과오납 사실을 알린다.

환급을 받으려면 차주는 계좌번호 또는 통장 사본 등을 휴대전화 메시지, 전자우편 등을 통해 자치구에 보내야 한다. 이를 확인한 자치구는 과오납 과태료를 해당 계좌로 이체한다.

이 같은 환급 절차는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또는 도용 가능성이 상존한다. 일선 공무원들도 행정 당국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아무런 보안 장치도 없는 일반 휴대전화로 주고 받는 것 자체가 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차주 상당수는 전화금융사기 의심 전화로 여겨 단속 공무원과 입씨름을 벌이기 일쑤다. 과·오납인 줄도 모르고 이의 제기 없이 순순히 과태료를 납부한 차주 입장에선 '과태료를 돌려주겠다'는 단속 공무원의 말을 단 번에 신뢰하기 어렵다.

단속 행정에 대한 불신이 허술한 환급 체계로 또 한 번 깊어지는 악순환인 셈이다.

반면 단속 공무원들은 다른 업무에 써야할 시간을 허비하고 심적 고충도 크다고 토로한다.

체계도, 명확한 기준도 없이 과오납 과태료 행정은 자치구마다 제각각이다. 어느 자치구는 과오납 공지 공문부터 발송하지만, 전화 안내만 하는 곳도 있다.

일선 공무원들 역시 과태료 환급 절차 관련 체계화·전자시스템화에 공감한다.

한 단속 공무원은 "신고·환급 절차가 간소화된 개인지방소득세와 비교하면 민원인 입장에서는 못 미더울 수 밖에 없다"며 "과·오납 건수가 많지 않은 자치구에선 자체적으로 전산 체계화를 할 수는 없다. 광역자치단체 차원만이라도 온라인 간소화 페이지를 개설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자치구 단속 공무원은 "과태료는 세외수입인데 이를 환급하려면 반드시 명확한 근거를 남겨두고 단속 행정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계좌번호, 통장 사본 등을 받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이다"라면서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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