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10억원인데, 3500만원 더 내야 하는 이유[부동산백서]

박승희 기자 2023. 5. 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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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 가액·보유 주택 수 따라 다른 취득세…자금계획 꼼꼼히
생애최초 등 감면혜택도 챙겨야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3.5.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바닥을 찍었던 아파트 거래량이 요즘 들어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방위 규제 완화를 한 데다, 금리도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면서 매수심리도 회복되고 있죠. 뚝 끊겼던 매수 문의가 늘고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늘었다는 것이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 전언입니다.

주택 매수에는 촘촘한 자금계획이 필요하죠. 10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10억원만 만들 계획만 세우면 안 됩니다. 중개 수수료도 내야 하고요, 소유권 이전등기할 때 법무사비도 내야 하죠. 이건 수백만원 정도 든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집 살 때 가장 큰 부대 비용이 있습니다. 세금입니다.

집을 살 때 얘기하려고 했으니, 오늘은 취득세 위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취득세는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내면 되는데요. 매매의 경우 통상 잔금 지급일입니다. 등기일이 잔금 지급일이나 계약일보다 빠르면 등기일로 치고요. 분양받아 신축에 들어가는 경우엔 사용승인일과 임시 사용 승인일, 사실상 사용일 중 빠른 날에 맞춰 내면 됩니다.

과세표준은 취득 당시 가액입니다. 산 가격에 따라 비율이 정해지고, 1주택자인지 다주택자인지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우선 무주택자가 아파트를 사게 되면 6억원 이하는 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1~3%, 9억원 초과는 3%의 취득세율이 적용됩니다. 1세대 2주택 이상에 대해서는 취득세율을 상향하는 중과세가 적용됩니다.

2주택자부터는 매수한 주택이 조정지역(지금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데요. 2주택자는 비(非)조정지역에서는 1주택자와 같이 1~3%를 적용받지만, 3주택자는 8%, 4주택 이상과 법인은 12%를 적용받습니다. 조정지역에서는 2주택자 8%, 3주택자 12%, 4주택~법인은 12%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취득세와 함께 지방교육세도 내야 합니다. 6억원 이하는 취득세 과세표준의 0.1%, 6억원 초과~9억원은 0.1~0.3%, 9억원 초과는 0.3%입니다. 여기에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은 농어촌특별세도 0.2% 냅니다. 만약에 무주택자인 제가 조정지역에 있는 38평짜리 아파트를 10억원에 샀다면 취득세만 3500만원을 내게 되는 거죠.

아까 다주택자는 취득세율이 중과된다고 했는데요.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중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시가표준액(주택공시가격) 1억원 이하인 주택은 중과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지역, 사업시행구역 소재 주택은 제외되고요. 재건축·재개발 조합 등이 사업 진행을 위해 곧 없앨 주택을 산 경우에도 제외되고요. 농어촌 주택, 사업용 노인복지주택, 가정어린이집 등도 여기 해당됩니다.

거기다 올해부터 법이 좀 바뀌었습니다. 취득세의 경우 동거 봉양 합가 범위가 조부모까지 확대됩니다. 동거 봉양 합가면 자녀를 별도 세대로 보고 주택 수 제외 효과가 있었는데요. 이 범위를 늘린 겁니다. 그리고 1억원 이하 토지만 소유한 경우엔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일시적 2주택 처분기한은 2년에서 3년으로 확대됐습니다.

이걸 다 내야 하냐고요? 감면이 되기도 합니다. 우선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해 줍니다. 취득 당시 주택가액이 12억원 이하에 대해 최대 200만원 한도로 감면됩니다. 2025년 12월31일까집니다. 임대사업자가 임대할 목적으로 집을 짓거나 최초 분양 받은 경우도 2024년 12월31일까지 감면됩니다. 이 경우 전용면적별로, 감면세액별로 감면 범위가 다릅니다.

집을 살 땐 취득세를 내야하고, 보유한 뒤에는 재산세를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집값이 비싸면 종합부동산세 걱정을 해야 하고요. 이 외에도 집을 양도하거나 팔 때, 증여나 상속할 때도 세금을 내야 하고요. 집을 산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세금 생각을 놓을 수가 없게 되죠. 집값 말고도 돈 들 일이 많은데요. 혹시 모르니 신용카드도 준비해 놓아야겠습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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