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대 라거’가 될 상인가?”…‘C 아성’에 맞짱 ‘K 돌풍’
하이트진로 ‘켈리+테라’ 돌풍 맥주 시장 1위 탈환
오비맥주 ‘카스+한맥’ 부동의 넘버원 강한 자신감
맥주 업계의 양대 산맥이자 ‘영원한 맞수’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사이에 ‘대한민국 대표 라거’ 자존심을 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이 ‘사실상 코로나 19 엔데믹’과 함께 맞이하는 첫 여름 성수기인 만큼 일찌감치 신제품 경쟁에 돌입하는 등 시장 주도권 잡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카스+한맥’ 대 ‘켈리+테라’의 2대 2 경쟁구도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 나온 ‘켈리(Kelly)’ 돌풍이 매섭다. 하이트진로는 한달 여전 선보인 켈리가 최단기간 100만 상자 판매를 기록하는 등 330㎖ 기준 3160여 만개, 1초당 10.2병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구·부산 등 3곳에서 동시에 선보인 팝업스토어 ‘켈리 라운지’는 8만여 명이 찾았을 정도다.
비결은 ‘라거의 반전’이라는 콘셉트로 젊은층을 집중 공략한 데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청량감 있으면서도 진한 맛’을 동시에 구현하는 라거 맥주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켈리는 덴마크산 맥아를 두차례 숙성시켜(더블숙성 공법)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탄산이 많을 때 얻는 청량감은 ‘테라’보다는 적다.
켈리 출시로 기존의 인기 라거 테라 판매량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통상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맥주 판매량이 감소하지만 테라는 켈리가 첫 선을 보인 4월 한달 동안에만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보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4년 전 ‘진로이즈백’을 내놓을 때도 50%대에 머물던 참이슬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오히려 60% 후반까지 늘었다”면서 “올 여름에는 켈리와 테라의 투트랙 전략으로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두 오비맥주는 걱정 없다는 분위기다. 30년 가까이 ‘카스(Cass·1994년)’가 압도적인 1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년 전 투명한 병으로 파격 변신한 카스는 올해 1분기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가정시장 점유율 42.8%로 1위를 기록했다. 업소의 유흥시장을 더할 경우 연간 25억병, 하루 평균 700만병씩 팔리는 등 ‘대한민국 대표 라거’ 타이틀을 한번도 빼앗긴 적이 없다. 1주일 전 리서치 기업 메타베이가 발표한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는 카스(39.6%)였고 테라(30.7%)는 2위였다.
오비맥주의 1위 굳히기를 돕는 데는 ‘한맥’도 한몫하고 있다. 켈리가 나오기 직전인 3월 새로 단장한 한맥은 국내 쌀로 만든 만큼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에 흰색 띄를 둘렀다. 4단계 미세여과 과정을 거쳐 풍성한 거품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한층 살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라거를 추구하는 한맥이 국내를 넘어 벨기에 등 유럽에서 일찌감치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면서 “부동의 1위 맥주인 카스와 한맥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입맛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코로나 19 장기화로 거리두기가 일상화 하면서 ‘혼술족’이 늘어난 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위스키와 하이볼, 와인 등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맥주의 인기는 시들해진 편이다. ‘폭탄주’를 즐기던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가 줄고, 고물가 속에 ‘4캔에 1만원’이던 편의점 공식마저 흔들리면서 가정 내 맥주 소비도 감소세에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맥주 성수기인 올 여름 ‘톡쏘는’ 맥주가 부활할지 주목된다”며 “영원한 맞수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온·오프라인 뜨거운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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