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명곡부터 신스팝 신곡까지… '가왕' 조용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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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하늘 위로 화려한 대형 폭죽이 연신 터지자 반짝이는 스팽글 정장을 입은 '가왕' 조용필(73)이 '미지의 세계'를 부르며 무대로 등장했다.
특히 조용필이 '비련'의 대표적인 도입부 가사 '기도하는'을 부르는 순간에는 객석에서 열광하는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조용필이 '세렝게티처럼'을 부를 때는 세렝게티 초원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졌고, '서울 서울 서울' 무대에서는 옛 TV 프레임 속에서 1988년 서울 올림픽 자료화면이 송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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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000명 규모... 젊음 추억하려 모인 관객들
'비련' '창밖의 여자'부터 '필링 오브 유'까지 열창
어두운 밤하늘 위로 화려한 대형 폭죽이 연신 터지자 반짝이는 스팽글 정장을 입은 '가왕' 조용필(73)이 ‘미지의 세계’를 부르며 무대로 등장했다. 3만5,000석 규모의 객석에 모인 관객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첫 곡이 끝나기 무섭게 기타를 집어든 조용필은 바로 ‘그대여’를 열창하곤 객석에 손을 흔들었다. 공연장 전체가 그의 인사에 화답하는 응원봉의 붉은빛으로 넘실거렸다.
지난 13일 오후 7시 30분 국내 대중음악 공연의 성지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콘서트 후 약 6개월 만이자,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이후 5년 만에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다시 개최된 공연이었다.
부모님 모시고 온 3040, 조용필로 젊음 추억하는 6070
공연 시작 2시간 전부터 공연장 앞은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령대 대부분은 젊은 시절을 조용필과 함께한 60대 이상의 중장년층. 주름진 얼굴이지만 ‘오빠!!’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쁘게 사진을 찍는 표정에서만큼은 활기찬 젊음이 묻어났다. 티케팅부터 응원봉 수령까지 부모님을 돕기 위해 함께한 3040 자녀 세대 역시 들뜬 부모님을 보며 덩달아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날 조용필은 인사를 건넴과 동시에 “인생을 여러분과 함께해 왔다”며 함께 세월을 보내온 팬들에게 반가움을 전했다. 이어 1982년 발매된 정규 4집 타이틀곡 ‘못찾겠다 꾀꼬리’, 1997년 정규 16집의 ‘바람의 노래’ 등 국민적 히트곡 무대를 다수 소화, 대중가요의 역사를 써 온 가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뿐 아니라 그는 “지난해 콘서트에서도 미처 못 부른 곡이 많아 오늘 들려드리겠다”며 ‘창밖의 여자’와 ‘친구여’를 열창했다. 그러자 공연장 전체에 명곡을 '떼창'하는 관객들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장관이 연출됐다. 특히 조용필이 ‘비련’의 대표적인 도입부 가사 ‘기도하는’을 부르는 순간에는 객석에서 열광하는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과거에 멈추지 않은 세트리스트, 감각적인 무대 연출
올해로 데뷔 55주년을 맞은 원로가수의 공연임에도 총 25곡의 세트리스트에는 새로움이 넘쳤다. 우선 조용필은 지난달 26일 발매한 앨범 '로드 투 트웬티-프렐류드 투'에 실린 신곡 '필링 오브 유'를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연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9년 만에 선보였던 신곡 ‘세렝게티처럼’과 ‘찰나’도 이날 공연에 다시 등장했다. 트렌디한 신스팝 장르에 도전하면서도 독보적인 음색으로 개성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무대에 설치된 반원 모양 대형 LED 전광판의 감각적 활용도 돋보였다. 공연 시작 직후에는 지구의 표면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그래픽이 등장해 좌중을 압도했다. 조용필이 ‘세렝게티처럼’을 부를 때는 세렝게티 초원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졌고, '서울 서울 서울' 무대에서는 옛 TV 프레임 속에서 1988년 서울 올림픽 자료화면이 송출됐다.
‘지긋지긋한 비’ 피한 주경기장... 가수들의 로망
이번 공연이 열린 올림픽주경기장은 5만 명 이상 관객을 들일 수 있는 국내 최대 무대로, 우리나라 가수의 꿈의 무대로 꼽힌다. 조용필은 2003년 국내 솔로 가수 최초로 이곳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로 그는 총 8번의 단독 공연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여는 역사를 새로 썼다.
조용필은 하늘이 뚫린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할 때마다 비 소식에 시달리곤 했다. 2003년, 2005년, 2018년 공연 모두 폭우 속에 진행되는 바람에 “비가 지겹다”고 한 적도 있었다. 이날 공연 초반에도 그는 “항상 이 무대에 설 때 비가 왔는데 오늘도 조금 올지도 모른다고 한다”며 우려했지만 이날만큼은 비 소식을 피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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