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의사 최홍식 "세종대왕 탄신 국가기념일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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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70) 제일이비인후과 원장은 지난 1월 '훈민정음 음성학'이라는 책을 펴냈다.
한글학자도 아닌 이비인후과 의사가 훈민정음을 거론하다니 생뚱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세종대왕은 음성학의 대가였다"고 극찬한다.
최 원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올해 처음으로 5월 15일 청와대 사랑채 광장에서 '세종대왕 나신 날 큰잔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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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기념사업회, 스승의 날에 '세종대왕 나신 날 큰잔치' 첫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최홍식(70) 제일이비인후과 원장은 지난 1월 '훈민정음 음성학'이라는 책을 펴냈다.
한글학자도 아닌 이비인후과 의사가 훈민정음을 거론하다니 생뚱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한글학자 간 해석이 분분한 한글 창제의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30여년간 후두학, 음성언어의학, 두경부외과학, 후두 생리와 발성 생리 등을 연구해온 최 원장은 목소리를 낼 때 변화하는 공명강(목과 입 속 등 공명을 일으키는 부분)의 모습을 찍은 CT 영상 등을 과학적 근거로 제시했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세종대왕은 음성학의 대가였다"고 극찬한다.
최 원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올해 처음으로 5월 15일 청와대 사랑채 광장에서 '세종대왕 나신 날 큰잔치'를 개최한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국가 행사로 잔치를 벌이길 기대한다.
11일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최 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 '세종대왕 나신 날 큰잔치'는 처음이다
▲ 한글을 창제하고 음악으로 백성과 함께하시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뜻을 받들고자 경축음악회를 마련했다. 행사의 명칭도 '세종대왕의 여민락'이다. 여민락(與民樂)은 '백성과 함께 즐기다'는 뜻을 담아 세종대왕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겨레의 큰 스승인 세종대왕 나신 날 행사를 통해 학생이나 청년들이 스승의 날의 참 취지를 이어받게 하자는 뜻도 있다.
-- 세종대왕 탄신 기념행사는 없었나
▲ 해마다 여주에 있는 왕릉에서 문화재청 주관으로 숭모제전(崇慕祭典)이 열린다. 그런데 아무래도 어색하다. 돌아가신 날 제사를 지내는데 태어난 날에도 제사를 지낸다니 이상하지 않나.
-- 큰잔치 프로그램은
▲ 아시아 최초의 오르겔(파이프오르간) 제작자인 홍성훈 선생이 만든 홍매화 오르겔로 노래하는 사계를 준비했다. 박영란 작곡가가 봄-궁의 뜨락, 여름-곤궁한 허수아비, 가을-풍요의 들판, 겨울-풍경소리로 편곡했다. 늘푸른자연대안학교 학생들의 춤과 장사익의 노래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 코라이즌, 안산시립합창단, S.O.S합창단, 안양시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한다.
-- 행사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 애초 국민에 개방된 청와대 안에서 하려고 했으나 사정상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으로 변경돼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청와대 사랑채 광장은 세종대왕께서 태어난 준수방(현재의 통인동)과 가깝고, 세종대왕께서 재위 당시 농사도 짓던 곳이자 후원이 있던 터라는 점에서 뜻이 깊다. 행사비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교보생명·교보문고에서 많은 후원을 해줬다.
-- 세종대왕 탄신 관련 바람이 있다면
▲ 세종대왕 나신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 스승의 날이 국가 법정 기념일이긴 하지만 엄연히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기념일이지 세종대왕 탄신 기념일은 아니다.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났더니 '명분이 너무 좋다. 한번 추진해보자'라고 했다. 비교할 건 아니지만 충무공 이순신 탄신은 이미 1973년에 이미 기념일로 지정됐다. 세종대왕 탄신도 마땅히 기념일로 지정하고 국가 차원의 행사를 해야 한다. 생가 복원도 하나의 과제다.
--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어떤 단체인가
▲ 세종대왕의 위업을 선양하고 민족 문화 창달에 힘쓰고 있다. 1956년 10월 9일 한글 반포 510돌 한글날 기념식장에서 학계, 교육계, 문화계, 언론계, 실업계 등 각계 대표들이 발의했고, 1957년 5월 14일 당시 문교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세종대왕기념관과 세종대왕박물관 운영 관리, 세종대왕에 관한 문헌 및 국학 자료의 편찬 간행, 세종대왕의 유물 및 유적의 수집 보존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 어떤 분들이 이끌어 왔나
▲ 최규남 문교부 장관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어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일성학원 설립자인 이세정, 편집인협회 초대 회장과 경향신문사 부사장을 역임한 언론인 이관구, 초대 한국겨레문화연구원장 박종국 등이 회장을 지냈다. 최현배 회장이 저의 할아버지라는 인연으로 제가 회장을 맡게 됐다.
-- 전공이 의학이다. 언어학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 이비인후과를 전공했다. 박사과정에서 후두학, 음성언어의학, 두경부외과학을 배웠다.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 후두 생리와 발성 생리에 관해 연구했다. 미국 UCLA 의과대학 교환교수 때는 후두생리연구소에서 연구했다. 천지인발성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오히려 제 전공이 한글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 '훈민정음 음성학'이라는 책을 냈다
▲ 한글 창제의 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해례본'이 있다. 그런데 모음 글자에 대해 성리학 이론과 관련된 천(·), 지(ㅡ), 인(ㅣ)을 가져와서 만들고 조합한 것이라고만 쓰여 있어 학자들의 해석이 저마다 다르다. 7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눈으로 본 훈민정음 제자해인 '훈민정음 음성학'이라는 논문을 쓰고, 책도 펴냈다. 모음 발성 시의 CT 영상 등 확실한 이론과 근거를 들어 천, 지, 인 모음 글자가 공명강의 모양을 상징적 글자로 만들었음을 증명했다. 제 연구로 보면 세종대왕은 음성학의 대가다. 앞으로 국립국어원이나 한글박물관 같은 곳에서 한글에 관해 설명할 때,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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