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지원 'MZ 탈모'…헬스케어·제약바이오 업계 '들썩'
부산 사하구의회는 지난 3일 19∼34세 청년들의 경구용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서울 성동구는 만 39세 이하 구민에게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50%를 연 20만원까지, 충남 보령시는 만 49세 이하 시민에게 탈모 치료비 전체를 연 5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는 관련 예산 편성 작업 등을 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도 청년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비 지원 조례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같은 지자체들의 청년 탈모 치료 지원은 환자 증가와 탈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른 것이다.
대한탈모치료학회 추산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다. 병원을 찾은 이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탈모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23만4780명 중 20~30대가 10만2812명으로 44%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엠브레인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헤어 관리 및 탈모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사결과, 탈모 증상 경험자 303명 중 20대가 14.1%, 30대 23.4%, 40대 29.0%, 50대 33.3%로 집계됐다. 또한 20대 응답자의 17.2%, 30대의 28.4%, 40대의 35.2%, 50대의 40.4%가 탈모를 경험한 것으로 답변했다. 특히 탈모 비경험자인 697명(69.7%) 중 307명(44%)은 '탈모를 겪어본 적 없지만, 예방에 대한 관심은 높다'고 답했다. 탈모 예방 의지는 20대 41.4%, 30대 33.1%, 40대 31.7%, 50대 28.4%로, 저연령층일수록 높았다.
이같은 젊은층의 탈모 관리·예방에 대한 높은 관심은 관련 시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탈모 고민과 두피 관리를 시작하는 평균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탈모 및 두피관리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현재 국내 탈모 시장을 4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내년 전세계 탈모 관련 시장규모는 약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헬스케어·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탈모 치료는 물론 예방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8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의 본격 서비스를 앞둔 롯데헬스케어는 탈모 및 두피 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비컨(Becon)'과 탈모 홈케어 관련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향후 개인 맞춤형 신제품 출시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두피 관련 온라인 문진, 두피 진단기기를 통한 상태 측정 및 분석, AI기반 개인 맞춤형 탈모 관리 솔루션 제공 및 제품 추천, 두피관리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을 함께 개발해 캐즐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탈모 유형', '모발 굵기', '새치' 등 소비자 대상 직접시행(DTC) 유전자 검사 항목과 건강검진 내역을 비컨 탈모 솔루션과 연동해 더욱 세밀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KB손해보험의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에서도 현재 그룹 임직원 대상 베타서비스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오케어(O'CARE)를 통해 비컨의 탈모 홈케어 코칭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복약 편의성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탈모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JW중외제약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표적 신약을 '바르는 약물'로 개발 중이다. 종근당은 경구용으로 처방되고 있는 탈모치료제(성분명 두타스테리드)를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고, 대웅제약도 대표적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성분명)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 프롬바이오도 지난 2일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든 모유두세포를 이용한 탈모치료제 전임상 연구에서 발모 효과 입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껑충 뛰기도 했다.
세계 첫 리보핵산(RNA) 기반 탈모 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 출시로 '글로벌 게임체인저'에 도전하는 바이오기업 바이오니아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3일 코스메르나 쇼핑몰을 오픈한 데 이어, 4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 코스메르나팀 서울사무소를 열고 본격 글로벌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2만9400이었던 바이오니아 주가는 최근 7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탈모 관리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향후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한 보다 세분화된 탈모 솔루션 제안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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