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의사만큼 인기높은 ‘천직’이었는데…다시 태어나면 안한다는 교사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5. 14. 09: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승의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시내의 한 꽃시장에 스승의날 카네이션 바구니가 진열돼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한때 판사, 변호사, 의사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사자 직업’ 교사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스승의 날(15일)을 하루 앞두고 교사들이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설문을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기념해 지난달 28일부터 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천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교총이 설문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교총이 같은 문항의 설문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6년에는 교사들의 만족도는 67.8%이었지만 교권 침해 등의 이유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는 20%대로 추락했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20.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2년 사이 어떻게 변화했냐는 질문에는 87.5%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교권이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 또한 69.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직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 등도 원인으로 꼽혔다.

유보통합 추진 등 정부의 교육 개혁안이 교사의 수업 여건을 나아지게 할 수 있겠는지 묻는 문항에는 68.3%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교원들은 교권 보호를 위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 부여’(96.2%)가 필요하다고 봤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할 방안으로는 ▲고의·중과실 없는 교육활동·생활지도에 면책권 부여(42.6%) ▲신고만으로 교원 직위해제 처분하는 절차 개선(21.7%) ▲교육활동 연관 아동학대 신고 건에 대해 경찰 단계 수사 종결권 부여(11.3%) 등이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권 침해 시 교원이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교육활동 장소 내 특정 공간으로 이동’(90.4%), ‘구두주의 및 학생 상담’(89.9%), ‘교실 퇴장명령’(87.%) 등이 담겨야 한다고 답했다.

교총은 “교원이 학생 수업·생활지도에 전념하게 하려면 교권 회복, 민원·소송 면책권 부여,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