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창동역 지하화 확정...은마아파트 우회도 가능할까?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C 노선 사업이 다음 달 열리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 상정된다. 지상화에서 지하화로 공사 계획을 수정하자는 목소리가 컸던 도봉구간의 지하화가 결정됐다.
GTX-C는 경기 양주시 덕정역과 경기 수원시 수원역을 잇는 약 75㎞ 길이의 노선이다. 사업비는 4조39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시공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맡았다. 올해 안에 착공해 오는 2028년 개통이 목표다.
민간투자사업시설사업기본계획(REP) 고시 당시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산역에서 서울 도봉구 창동 창동역까지 약 5.4㎞는 철로가 지하에 놓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가 지하터널 신설구간을 변경 고시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이에 국토부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KDI PIMAC는 지하·지상화 모두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국토부는 수차례 논의 끝에 도봉구간을 지하화하기로 했다. 지상화 대비 약 4000억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현대그룹이 지역 발전과 미래 후손을 생각해 비용 부담을 받아들였다. 사업비는 정부가 마련하되 운영비용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감당하는 방식이다.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은 양재역과 삼성역을 직선으로 연결하거나 탄천 방향으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979년 준공된 노후단지인 만큼 안전문제와 재산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고 아파트 외벽에 이태원 참사를 거론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맹렬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지를 관통하는 GTX-C노선에 대해서는 재검토할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암반의 강도와 첨단 기술·공법 등을 고려했을 때 위험성이 낮다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도심 주거지 아래를 왕복 중인 지하철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워 국가사업이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하철 2호선은 양천구청역과 도림천역 사이에 자리 잡은 목동14단지아파트와 목동삼성아파트 지하를 관통한다. 지하철 3호선은 고속터미널역에서 출발해 반포미도1차아파트와 반포대성유니드를 통과해 교대역에 도착한다.
지하철 7호선은 숭실대입구역에서 남성역으로 운행하기 위해 상도삼호아파트와 관악현대아파트 밑으로 달린다. 신분당선은 광교역과 광교중앙역 가운데 놓인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중앙부를 가로지른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이 GTX-A노선 사업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A노선은 고가 아파트와 고급빌라 아래를 통과한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 주면서 은마아파트 지하를 가로지르는 GTX-C노선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고속철도는 경사와 굴곡뿐 아니라 정류장에 들어가기 위해 가속하고 감속하는 부분까지 감안해야 한다”며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우회안을 가지고 왔는데 내부 사정을 깊이 있게 살펴보지 않고 은마아파트를 피해 외부 도면을 그린 것을 대안이라고 여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봉구간은 국토부가 혼란을 자초한 만큼 계획을 뒤엎을 명분이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주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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