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참가해 1순위 지명 왜? 7순위도 만족했다. 기량보다 팀에 맞는 선수 선택[여자 외인 드래프트]

권인하 2023. 5. 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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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브리트니 아베크롬비,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KGC인삼공사 지오바나 밀라나, GS칼텍스 지젤 실바, 한국도로공사 반야 부키리치(왼쪽부터)가 드래프트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나왔다. 그래도 팀에 맞는 선수를 뽑았고, 대체로 만족한 얼굴이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2023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13일(이하 한국시각) 마무리됐다. 7명의 외국인 선수 중 새 얼굴은 4명이었다.

드래프트 순서는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구슬이 배분돼 추첨하는 방식이었다. 초청 선수 34명, 기존 선수 4명 등 38명이 대상. 전날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6·보스니아/세르비아·1m96)와 재계약한 흥국생명을 빼고 6개 구단이 37명 중 1명씩 선택했다.

추첨 결과 IBK기업은행(6위·30개), 페퍼저축은행(7위·35개), 흥국생명(2위·10개), KGC인삼공사(4위·20개), 현대건설(3위·15개), GS칼텍스(5위·25개), 한국도로공사(1위·5개) 순으로 선택할 순서가 결정됐다.

1순위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를 뽑았다. 사진제공=KOVO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의 선택은 브리트니 아베크롬비(28·미국/푸에르토리코·1m91)였다. 아베크롬비는 구단 일정을 소화한 뒤 현지 시각으로 드래프트 당일인 이날 새벽 이스탄불에 도착해 곧바로 평가전을 소화했다. 김 감독의 과감한 결정에 다른 구단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먼저 구슬이 뽑히자 크게 웃으며 기뻐했다. 그는 "트라이아웃 오기 전부터 뽑을 생각을 했다"며 "영상은 계속해서 봤다"고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화려하고 파워가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저희 팀에 맞춰서 뽑았다"고 덧붙였다.

공격 폭이 넓고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스피드 배구를 해야 하는 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는 이유도 있다. 김 감독은 "키 큰 선수를 뽑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 세터와 잘 맞출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아베크롬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선택받게 돼 기분이 너무 좋고, 한국에서 뛸 것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V-리그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아서 부담도 있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페퍼저축은행 아헨 킴 감독은 야스민 베다르트(27·미국/이스라엘·1m93)를 지명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허리 부상 뒤 시즌 아웃돼 회복 중이지만 과감히 승부를 걸었다. 야스민은 이번 트라이아웃 기간 평가전은 나서지 않고 간단히 몸만 풀었다.

킴 감독은 "3년 차로 들어가는 어린 구단에 V-리그 베테랑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야스민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부상 리스크에 대해서는 "누구를 선택해도 리스크가 있는 건 똑같다"며 "부상도 6개월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걱정하지 않았다.

야스민도 "척추는 완전히 회복했고 힘을 끌어 올리는 중"이라며 "오는 8월 1일 팀 합류 전까지는 몸 상태가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페퍼저축은행 아헨 킴 감독이 야스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은 지오바나 밀라나(25·미국·1m86)를 지목했다. 고 감독은 "1순위로 놓았던 선수"라며 만족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뛴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30·카메룬·1m84)의 이름을 불렀다. 전날 모마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지젤 실바(32·쿠바/아제르바이잔·1m91)를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트라이아웃 기간 내내 호평을 받은 반야 부키리치(24·세르비아·1m98)를 지목했다. 이번 드래프트 최장신인 부키리치는 예전 GS칼텍스에서 우승으로 이끌었던 메레타 러츠(미국)를 연상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생각했던 선수가 남아 있었고 마지막이었지만 아주 만족한다"면서 "공격력보다는 좀 길게 봤다. 당장 이번 시즌이 아닌 다음 시즌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높이가 강점"이라면서 "블로킹, 공격 때도 다른 선수보다 굉장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기량 순이라기 보다 팀에 필요한 배구를 하는 선수를 뽑았다. 팀의 색깔에 잘 맞는지는 10월에 알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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