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LG 불펜, 왜 정우영-이정용이 살아나야 하는가

김은진 기자 2023. 5. 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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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왼쪽)과 이정용



LG는 올시즌 예상하지 못했던 고민과 함께 시즌 초반을 지나고 있다. 필승계투조 고민이다.

다른 팀에 비해 취약한 국내 선발진 고민에 중간계투 자원을 강화하고 시작했지만 정작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두번이나 이탈하고 그 자리를 메워줘야 할 기존 필승조 투수들이 부진하다. 지난해 1위였던 LG 불펜의 평균자책은 13일 현재 6위(4.00)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9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그 핵심이 정우영과 이정용의 부진이다. 정우영은 마무리 고우석 앞의 8회를 책임져왔다. 지난해에는 35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16경기에서 6홀드와 함께 벌써 4패를 안고 있다. 평균자책도 5.56으로 높다. 지난 10일 키움전에서는 1-0으로 앞선 7회초 등판해 2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하고 0.1이닝 만에 물러나 대역전패의 빌미를 만들고 패전 투수가 됐다.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제구도 불안정하다.

이정용은 개막 직후 고우석 대신 마무리를 맡았으나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13일까지 18경기에 나가 5번이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역시 평균자책은 6.06으로 치솟아있다.

LG는 고우석이 허리 부상으로 두번째 이탈한 이후 집단 마무리 체제로 경기하고 있다. 그 구성원인 정우영과 이정용의 불안한 투구는 LG의 불안 요소가 돼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박명근과 유영찬 중심의 신예들로 뒷문이 구성되고 있다. 5월 들어 LG는 유영찬(3차례)과 박명근(2차례)을 세이브 상황에 주로 등판시켜왔다.

그러나 정우영과 이정용까지 대체할 더 이상의 다른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 고우석이 돌아오더라도 정우영과 이정용이 제모습을 되찾는 것은 LG가 선두권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염경엽 LG 감독도 “결국 정우영과 이정용이 살아나야 우리가 구상한 뎁스를 강화할 수 있다. 4월부터 항상 준비해 왔던 것이고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팀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필승계투조는 LG가 올시즌을 구상하면서 가장 믿었고 그래서 손을 대지 않은 구역이다. 그러나 마무리의 공백과 함께 기존 필승계투조의 가장 큰 축이었던 둘의 부진으로 필승계투조가 흔들리면서 롱릴리프 자원으로 분류했던 신예 박명근과 유영찬까지 뒤로 이동해 있다. 개막 이후 선발 이민호와 중간계투 백승현이 부상으로 이탈해 롱릴리프로 출발한 임찬규도 선발로 이동해있다. 불펜을 전혀 계산했던대로 꾸려나가지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5선발 자리를 제외하고 임찬규와 김윤식이 선발로서 기대보다 이닝을 소화해주면서 LG 불펜은 꾸역꾸역 돌아가고 있다.

결국 가장 필요한 답은 정우영과 이정용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올시즌 보직을 바꾸고 변신해 다시 일어서고 있는 임찬규 역시 “정우영과 이정용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나도 지난해 많이 못 했고 힘들었는데 그럴 때 속으로 정말 많이 힘들다. 일어날 상황들을 걱정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등판해야 한다”며 “팀은 계속 높은 곳을 보고 있다. 둘이 위축되지 말고 빨리 치고 올라와서 좋은 경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우영과 이정용의 회복을 위한 고민은 당분간 LG 마운드 운용 안에서 계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4점 차에 둘을 나란히 투입했다. 직전 등판에서 모두 부진했던 둘을 끌어올리려는 기용이었다. 선발 켈리가 7이닝 3실점으로 막자 7-3으로 앞선 8회 정우영이 등판했다. 정우영은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시원하게 막았다. 9회에는 이정용이 나갔다. 이정용은 2사까지 잘 막았으나 김지찬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삼진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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