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시즌제 이상의 의미…불문율 깬 '낭만닥터 김사부3'

최지윤 기자 2023. 5. 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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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내 첫 시즌3 드라마
7년째 이어져…첫회 12%
'닥터차정숙' 흥행 속 존재감
"김사부·돌담병원 상징성 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한석규 주연 SBS TV 금토극 '낭만닥터 김사부3'는 시리즈물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즌3까지 나온 드라마로 '시즌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불문율을 깼다. 그간 국내 시리즈물은 시즌2가 시즌1 흥행을 잇지 못하거나, 시즌 1·2 성공에도 불구하고 시즌3까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김사부는 시즌1·2(2016~2017·2020) 모두 시청률 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넘으며 인기몰이했고, 시즌3는 첫 회 12.7%를 기록하며 탄탄한 시청층을 유지했다. 괴짜 천재의사 '김사부'(한석규)가 중심을 잡아줬고, 진정성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을 줬다.

14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김사부3는 넷플릭스 '택배기사'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 랭킹 차트 2위를 차지했다. 엄정화 주연 JTBC 주말극 '닥터 차정숙'은 16%(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했는데, OTT 순위는 13위에 그쳤다. 김사부3는 2회 13.8%까지 찍은 뒤 제자리걸음 중이지만, 지상파 3사 드라마 부진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적이다. 채널 다중화 전략을 통해 시청자 선택권을 넓힌 점이 통했다. SBS와 KT 계열 케이블채널 ENA에서 방송하고, 국내외 OTT 웨이브·디즈니+에서도 공개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시즌3 방송 후 시즌1·2를 다시 찾아보는 시청자가 늘고 있다. 시즌1·2 시청 시간 순위는 시즌3 오픈 전주 대비 5·6단계씩 상승했고, 5월 첫째주 기준 전 시즌이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인식 PD와 강은경 작가가 시즌1부터 시즌3까지 함께 해 작품 색깔을 잃지 않았다. 기존 시즌제 드라마 취약점을 보완한 셈이다. 제작진 혹은 주연이 바뀌면서 작품 방향과 캐릭터 정체성을 잃고 시청층이 이탈하는 현상을 막았다. 보통 국내 드라마는 처음부터 시리즈물로 기획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김사부 역시 애초 시리즈물로 기획하지 않았지만, 시즌1이 흥행해 3년 여만에 시즌2도 내놓게 됐다. 강 작가는 '다시는 의학물을 못 쓸 것 같다'고 했지만, 시즌3까지 7년 여간 선보이고 있다. 유 PD는 "시즌2가 성사되고 시즌3까지 온 자체가 드라마틱하다"며 "배우들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곤란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한석규


한석규가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쟁작인 닥터 차정숙이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고 불륜 소재를 녹여 재미를 더했다면, 김사부는 점점 잊혀져 가는 가치를 되새기게 해줬을 뿐 아니라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의사로서 사명감인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를 강조하며 매 시즌 명언을 남겼다. 2019년 유튜브에 올라온 '김사부 명대사로 보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 영상은 조회수 약 1860만회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지금 이 시대 꼭 필요한 드라마'라며 '내 인생의 멘토'라고 극찬하는 까닭이다.

물론 시즌1에서 한석규와 함께 한 유연석·서현진이 빠지면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시즌2부터 투입된 안효섭·이성경이 연기를 썩 잘하지는 않았지만, 김사부를 만나 초짜 의사들이 성장한 것처럼 두 사람 역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3에선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가 사회 초년생에서 탈피, '장동화'(이신영)와 '이선웅'(이홍내)가 후배로 들어오면서 선배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오명심'(진경)과 '장기태'(임원희), '박은탁'(김민재) '정인수'(윤나무) 등 시즌1부터 함께 한 이들도 힘을 실어줬다. 실제 사건을 활용해 에피소드별로 전개해 시청자 중간 유입이 쉬웠고, 매회 등장하는 단역 연기까지 완벽해 몰입도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의학물은 장르물에 비해 시즌제로 만들기 쉬운 편이다. 최근 닥터 차정숙이 흥행하며 의학물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 시즌제로 자리 잡은 작품은 손에 꼽기 힘들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2(2021)까지 선보였지만, 시즌3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 PD가 만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시즌2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 PD는 "의학 드라마가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건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돌담병원이라는 독특한 장소가 있고 김사부라는 희대의 캐릭터가 있다.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 시리즈의 흔들리지 않는 등뼈 같은 존재다. 이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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