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하루 몇백원, 한 달 만원은 벌어요"…'앱테크' 뜬다

허경진 기자 2023. 5. 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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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 앞에서 직장인들이 모여 앱테크를 하는 모습. 특정 장소에서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클릭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친구와 함께 OO 켜고 포인트 받기'를 하고 있다. 〈사진=허경진 기자〉


"점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여기로 모여요. 주변에 OO 친구가 떴을 때 눌러서 포인트를 받는 게 게임하는 거 같아서 재밌고, 잠깐 하면서 몇백원씩 벌어서 좋아요." (20대 직장인 A씨)

지난 12일 낮 12시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 앞.

일찍 식사를 마친 직장인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낮 12시 30분쯤이 되자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습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 화면을 누르고 있었는데 소액을 주는 어플리케이션을 다들 플레이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OO 켜고 포인트 받기' . 〈영상=독자 제공〉

이들이 하는 앱은 같은 앱 이용자가 근처에 있을 때 해당 이용자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포인트 10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20회까지 10원, 그 이후는 9원, 8원, 7원, 6원, 5원, 4원, 3원, 2원, 1원으로 줄어들어 29번째부터는 1원씩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최대 200회까지 누를 수 있습니다.

최근 경기 불황과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이 같은 앱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앱테크란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입니다. 만보기 기능을 활용하거나 퀴즈를 푸는 등 간단한 참여만으로 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어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XX워크·** 만보기, 걸음 수 따라 포인트 지급…"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고"



XX워크 만보기. 〈사진=독자 제공〉

걸으면서 돈 벌 수 있는 만보기 앱은 XX워크가 대표적입니다. XX워크는 하루에 100보를 걸으면 1캐시를 제공합니다. 1캐시는 약 1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캐시로 XX워크 앱에서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외식, 영화관, 온라인몰 등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습니다.

XX워크에서는 '돈 버는 퀴즈'를 풀면 캐시를 받을 수 있는데 이용자끼리 서로 정답을 공유하는 오픈 채팅방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수지(28) 씨는 "최근 XX워크에서 모은 돈으로 치킨을 사 먹고 1만8004캐시가 남았다"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려고 하는 편인데 XX워크 앱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쏠쏠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습니다.

** 만보기. 〈사진=독자 제공〉

다른 업체도 이용자 휴대폰에서 측정된 걸음 수와 위치 정보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1000보를 걸으면 10원, 5000보를 걸으면 추가로 10원, 1만보를 걸으면 20원이 추가로 적립됩니다. 또 이 업체가 지정한 장소로 가면 20원(하루 최대 100원)을 적립해 줍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통장으로 인출 가능하나 5000원 이상 모으면 수수료 없이 통장으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김종근(43) 씨는 "1년 전부터 ** 만보기를 하면서 하루에 140원 정도 벌고 있다"면서 "걸으면 돈을 벌 수 있어서 일부러 움직이게 되고 건강에도 도움 되는 거 같아 좋다"고 말했습니다.

게임했더니 과일 한 박스가 공짜?…앱에서 농사지으면 실제 농작물 수령 가능



OOOO OO에서 작물을 키우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최근에는 걷기, 퀴즈 풀기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고 보상을 받는 등 앱테크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한 업체는 앱에서 물과 비료를 주며 농작물을 다 키우면 키운 작물을 집으로 무료로 배송해줍니다. 물과 비료는 출석 체크, 친구 초대, 미니 게임, 상품 구경, 물 주기 배틀 등을 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앱에서 키울 수 있는 농작물은 계란, 채소, 과일 등 다양합니다. 하나의 작물을 수확하기까지는 통상 1~3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소라(27) 씨는 "앱으로 작물을 키워서 실제로 보내주는 게 신선해서 하게 됐다"면서 "주변에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얼른 키워서 고구마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선민(27) 씨는 "친구들과 직장 동료 등 10명 넘게 앱으로 작물을 키우고 있다"면서 "실제로 키우는 거 같아 보람도 느끼고 작물이 상할 걱정 없이 물과 비료만 주면 돼서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습니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에 앱테크 인기



하나금융경연구소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말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64세 금융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71%가 소액 재테크 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연구소는 "경기 둔화에 절약 노력이 극단화되면서 소액까지 알뜰히 챙기려는 다양한 노력이 활발하게 시도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당분간 이런 앱테크가 유행하고 다양하게 변화해 많이 나올 것 같다"라면서 "앱테크가 돈만 모으는 것도 있지만 걸으면서 돈을 버는 등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경우엔 참여도가 더욱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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