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시장 30조 된다?’···계속된 적자에 속만 쓰린 유통3사
신세계까사 그룹 편입 5년째 적자 신세
현백의 지누스 1분기 영업익 71%↓
새먹거리로 낙점하고 공격적 투자
유통업체들 "평가 일러" 반박에도
"코로나 때 수년치 매출 이미 당겨"
롯데·신세계(004170)(004170)·현대 등 대형 유통 3사가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리빙·가구인테리어 부문이 고꾸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를 맞으면서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던 가구 업종은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과 함께 소비 시장이 얼어붙자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양상이다. 이에 롯데, 신세계가 투자한 한샘(009240)(009240)과 신세계까사는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다. 해외 비중이 큰 현대백화점(069960)의 지누스(013890)는 그나마 마이너스를 면하는 수준이다. 인수 성과를 평가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이들 업체들의 입을 모으지만 산업 특성상 단기간 성과 개선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한샘은 올 1분기 15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이며 매출도 469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8%나 빠졌다. 한샘은 이로써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게 됐다. 지난해 217억 원 규모의 연간 영업손실로 2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한샘이 올해도 쉽지 않은 환경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로 불리는 한샘은 롯데가 오랜 공백을 깨고 인수 대상으로 낙점한 업체다. 이에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1년 전 인수할 때 롯데쇼핑(023530)(023530)과 롯데하이마트(071840)(071840)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각각 2595억 원, 5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업황은 급격하게 달라졌고 한샘의 실적, 재무, 주가 등 지표는 동반 추락했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각각 1410억 원, 271억 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평가하는 한샘의 가치는 지난해 연말과 비교할 때 크게 나아진 건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까사도 매한가지다. 신세계는 2018년 1840억 원을 들여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첫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당시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던 회사를 2023년까지 4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신세계까사는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5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도 매출은 26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5% 늘었지만 277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이에 신세계는 작년 4월과 올 2월 연이은 증자를 통해 620억 원의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올 1분기도 매출은 5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8.0% 줄었고, 영업이익은 -88억 원으로 또 적자를 봤다.
지누스는 이들과 비교하면 다소 낫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긍정적이지만 않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790억 원을 투자해 지누스 지분 약 36%를 사들였다. 현대리바트 등과 함께 그룹의 리빙 분야를 2030년 5조 원 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누스는 지난해 매출은 1조 159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18% 늘었고 영업이익은 656억 원으로 11.8% 줄었다. 올 1분기의 경우 매출이 2291억 원으로 작년보다 21.21%나 빠졌고, 영업이익은 83억 원으로 70.62%나 줄었다. 사업 비중이 80%를 넘는 미국에서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재고자산이 늘어나자 상황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우세하다.
대형 유통사들은 리빙·가구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인수 등 형식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2021년 국내 가구 소품 시장이 20조 원인데 2026년 약 30조 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에서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자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이다.
계속된 부진에도 아직 성과를 평가하긴 이르다고 이들 업체는 설명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뛰어든 것인데 벌써 아픈 손가락 취급하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 여러 방법들을 꺼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갖추지 못했던 백화점, 온라인 등 유통 채널과 접목하고 고급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다만 빠른 시간 안에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주택 경기의 회복 시기를 점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가구 상품은 교체 주기가 길다는 점 또한 업황을 비관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 수년 간에 있을 가구 소비를 미리 당겨 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까지도 어렵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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