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권'으로 생명 지켜낸 삼성물산…"하루 평균 70건 행사"

배규민 기자 2023. 5.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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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근로자 참여 중심의 안전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 낙하, 협착은 건설현장의 주요 중대재해 사고 유형에 속해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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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불이익 대신 포상과 협력업체 손실보상, 2년간 500억 추가비용 집행
지난 3일 서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삼성물산 근로자가 QR코드를 통해 작업중지권을 활용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물산

#지난 3월 8일 서울 아파트 현장에서 협력 업체 소속 골조 담당 근로자가 일부 작업 구간 안전 난간대의 높이가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된 것을 발견해 작업을 중단하고 개선을 요청했다. 이후 즉시 안전 난간대의 높이를 수정 조치했다.

# 지난 3월 23일 경기도 건축 현장에서 외부 자재 설치작업을 진행하던 근로자가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자재가 흔들려 자재에 부딪히거나 자칫 추락의 위험이 있어 작업 중지를 요청했다. 순간 돌풍이 심한 구간이라고 판단하고 기상 여건을 재검토 후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근로자 참여 중심의 안전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2년 동안 113개 현장에서 총 5만3000건, 하루 평균 70여건의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이며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하지만 공사 지연과 손실 발생 등 불이익을 우려해 작업 중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작업중지권의 범위를 넘어 설령 급박한 위험이 아니더라도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작업중지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이를 사용한 근로자에게 포상과 협력 업체의 손실을 보상해 준다.

지난 2년간 작업중지권 발동과 조처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작업자 추락, 자재 낙하, 장비 협착 등을 우려한 안전조치 요구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추락, 낙하, 협착은 건설현장의 주요 중대재해 사고 유형에 속해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10일 서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사고 예방 결의대회를 열고 근로자에게 작업중지권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물산

현장 근로자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현장 근로자 9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500명)를 나타냈다. 또 작업중지권이 현장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90%(871명)에 달했다. 응답자 중 95%(921명)는 작업중지권 사용을 동료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겠다고 답했다.

경기도 건축 현장의 토목 협력 업체 소속 서인수씨(64세)는 "지상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근처에서 크레인이 대형 건축 자재를 들어 올리는 양중작업이 보여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다"면서 "즉시 안전한 곳으로 작업 구간이 변경되는 경험을 통해 현장 작업자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권리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에는 국내 모든 건설현장에서 사고 예방 결의대회를 통해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작업중지권
참여 우수 협력사와 근로자들에 대한 포상을 진행했다.

특히 '안전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건설안전연구소 신설, 안전상황실 구축, 안전보건조직 강화, 사고예방을 위한 투자 확대, 협력사 안전지원 제도 신설, 안전교육체계 정비 등 안전 예방 활동도 가속화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자금 투입도 확대했다. 법이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와 별도로 최근 2년 간 현장소장 판단에 따른 안전강화비 추가 집행 금액은 약 500억원에 달한다.

안전 수준이 우수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입찰참여 기회를 우선 부여하고, 협력사 안전관리비를 100% 먼저 지급해 공사 초기부터 협력사도 안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 중이다.

안병철 삼성물산 안전보건실장(CSO·최고안전보건책임자)은 "예산의 편성과 스마트 안전 기술, 설계 안전성 검토·적용 등 사업 전체 단계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 왔다"면서 "근로자와 협력사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 개선을 위한 전문인력과 기술을 계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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