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역사의 순간' 포착한 女 사진기자 아멘돌라 별세

김태훈 2023. 5.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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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서 거의 40년 가까이 사진기자로 일하며 숱한 역사의 현장을 기록한 엘리스 아멘돌라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의 자택에서 7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스포츠 분야를 취재하는 여성 사진기자가 드물던 시절 아멘돌라는 슈퍼볼, 올림픽, 월드시리즈 등을 누비며 명승부의 순간을 포착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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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분야 취재하는 여성 기자 드물던 시절
슈퍼볼, 올림픽, 월드시리즈 등 명승부 담아내

AP통신에서 거의 40년 가까이 사진기자로 일하며 숱한 역사의 현장을 기록한 엘리스 아멘돌라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의 자택에서 7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스포츠 분야를 취재하는 여성 사진기자가 드물던 시절 아멘돌라는 슈퍼볼, 올림픽, 월드시리즈 등을 누비며 명승부의 순간을 포착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AP는 12일 보도한 기사에서 자사 사진기자였던 아멘돌라가 난소암으로 13년간 투병한 끝에 전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태어나 보스턴 교외 터프츠 대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1980년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처음 AP와 인연을 맺었다. 1983년 정직원으로 채용된 뒤 2021년 은퇴하기까지 40년 가까이 취재 현장을 뛰어다녔다.
AP통신 사진기자로 일한 엘리스 아멘돌라. AP연합뉴스
고인이 찍은 사진은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 붕괴부터 2001년 뉴욕 9·11 테러 그리고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운동 현장을 동행하며 찍은 사진 분량도 엄청나다. 빌 클린턴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고인의 카메라 앵글에 포착됐다.

특히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2009년 1월20일 취임식 이후 축하연에서 비욘세의 노래를 들으며 부인 미셸 여사와 춤추는 장면을 담은 사진은 걸작으로 꼽힌다.

고인을 스타 사진기자로 만든 건 올림픽, 슈퍼볼, 월드시리즈 같은 스포츠 분야였다. 이는 고인이 어린 시절부터 농구를 좋아해 직접 코트에서 슛을 날리는 일이 취미였던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AP의 후배 사진기자인 줄리 제이콥슨은 “1990년대만 해도 스포츠 경기를 찍는 여성 사진기자는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아멘돌라 선배는 그 일을 정말 잘했고, 내가 사진기자로서 목표를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제이콥슨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처음 선후배로 함께 작업하기 시작한 이래 약 19년 동안 다양한 스포츠 행사 현장을 선배와 찾아다녔다”고 덧붙였다.
AP통신 사진기자 엘리스 아멘돌라가 2009년 1월20일 촬영한 사진. 갓 대통령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가 가수 비욘세의 축가 열창을 들으며 부인 미셸 여사와 춤추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 불러일으킨 흥분과 감동을 잘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된다. AP연합뉴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당시 고인이 보여준 집념은 지금도 널리 회자된다. 경찰이 폭발 현장에 기자들이 접근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는 사이 고인은 근처 호텔들의 최고층 객실들을 샅샅이 뒤졌다. 폭발 현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객실을 찾아낸 고인은 즉시 AP 명의로 그 방을 장기 임대했고, 이후 AP는 타사와 차별화된 현장 사진을 타전할 수 있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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