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가 ‘탱크 킬러’ 될까…호주, 대전차용 광선무기 개발 착수
막대한 전력 필요한 한계 돌파가 관건
호주가 탱크 장갑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닌 레이저 무기 개발에 들어갔다. 지상전의 판도를 바꿀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최근 과학매체 파퓰러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국방부는 방위산업체인 키네티크에 탱크 장갑을 뚫을 수 있는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개발해 달라고 의뢰했다. 계약 금액은 1290만 호주달러(115억원)이다.
현재 전 세계 일선 부대에 배치되고 있는 레이저 무기의 주된 목표는 하늘을 나는 소형 무인기다. 레이저 출력은 수십㎾(킬로와트)이다. 이 정도 힘으로는 무인기를 불덩이로 만들거나 산산조각 내지 못한다. 동체 일부를 태워 부품을 망가뜨리는 수준이다.
하지만 무인기를 막는 데에는 이 정도 레이저 출력으로도 충분하다. 레이저에 동체 일부를 맞아 비행 능력이 불완전해진 무인기는 고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대개는 육지나 해상에 추락하면서 크게 파괴된다. 레이저 무기가 큰 힘을 쓰지 않아도 공중에 뜬 물체를 아래로 당기는 지구 중력이 무인기의 운명을 끝낸다는 뜻이다.
탱크는 다르다. 공중이 아니라 땅 위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웬만큼 부서져서는 작전 능력에 큰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차체 전체를 두꺼운 금속, 즉 장갑이 휘감고 있다. 장갑 두께는 수십㎝에 이른다. 현존하는 레이저 무기로는 별 타격을 주지 못한다.
현재도 탱크는 대전차 미사일로 잘 잡을 수 있긴 하다. 이 점은 러시아군을 저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입증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대전차 미사일은 한 발에 1억원이다. 반면 레이저는 한 번 쏘는 데 1000원 내외다. 전력만 잘 공급되면 사실상 무제한 발사도 가능하다.
다만 탱크 장갑을 뚫을 정도로 강력한 레이저는 막대한 전력 없이는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기술의 한계다. 이 때문에 저전력으로도 관통력이 좋은 레이저를 생성하는 게 향후 호주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차용 레이저 무기 개발이 지난 100년 동안 지상전의 핵심 전력이던 탱크의 운명을 바꿀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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