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날 강간하려 해?…이 동물 암컷이 특이한 신체를 가진 이유 [생색(生色)]
[생색-3] 그녀는 아름다웠고 착하기까지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도 곧 잘했지요. 어려운 학우를 챙기는 데도 누구보다 앞장선 그였습니다. 신은 대개 이런 인물에게 시련을 내리기 마련이었지만, 그에겐 너무 가혹한 수준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몸은 불편했고, 의붓오빠는 불량배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집으로 여느 때처럼 부리나케 달려왔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걱정되어서였지요. 문을 열었을 때 부엌 한편에 쓰러져 있는 어머니가 보였습니다. 불량배인 오빠는 태연히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자리에서요.
이제 복수의 시간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 양아치인 의붓오빠를 유혹합니다. 그는 모두가 예상하듯 동생을 덮쳤고 결국 거세되고 말았지요. 영화 ‘티스’의 이야기입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나선형’ 질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 수컷의 사타구니부터 열어봅니다. 수컷은 척추동물 중 유달리 성기가 거대합니다. 아르헨티나파란부리오리(Oxyura Vittata)는 발기했을 때 크기가 무려 42.5cm에 달합니다. 자신들의 몸집(30cm)보다 성기가 더 큰 것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2m의 성기를 가진 남성인 셈이지요.
수컷 오리의 ‘거대한’ 물건, 거기에 물리력까지 행사할 경우 암컷은 생명의 위험에 노출되지요. 더구나 수컷 오리들은 떼 지어 암컷 한 마리를 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암컷으로서는 신체적 부상과 자신의 마음에 들지도 않은 수컷의 새끼까지 낳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입니다.
잘생긴 수놈이 춤을 춥니다. 구애의 메시지입니다. 암컷오리는 윤기나는 털을 가진 수놈이 썩 맘에 드는 눈치입니다. 물속에서 엎드린 채 꼬리를 들어올려봅니다. “너를 허락하노라”라는 몸짓이지요. 수놈은 기분좋게 암놈 위로 올라탑니다. 암놈은 질의 내강을 활짝 열고 수컷의 음경이 생식관을 따라 깊숙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음경 거부 장치’로 불리는 질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지요.
<세줄요약>
ㅇ암컷 오리의 질은 나선형으로 강간을 방지할 수 있는 특이한 신체구조를 지녔다.
ㅇ수컷의 강제적 교미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강제로 하는 수컷들은 교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다.
ㅇ맘에드는 수놈은 몸 속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한다. ‘강제적 교미’로 수정되는 새끼는 5퍼센트에 불과한 이유다.
<참고문헌>
ㅇ에밀리 윌링엄, 페니스 그 진화와 신화, 뿌리와이파리, 2021년
ㅇ루시 쿡, 암컷들, 웅진지식하우스,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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