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유도영웅 리네르, 11번째 세계선수권 우승 '왕이 돌아왔다'

김경윤 2023. 5. 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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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돌아왔다.'

유럽 소식을 알리는 유로 뉴스는 프랑스 유도 스타 테디 리네르(34)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렇게 표현했다.

역사상 최고의 최중량급 유도 선수로 꼽히는 리네르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ABHA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 이상급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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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우승…파리 올림픽 1년 앞두고 화려하게 부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테디 리네르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왕이 돌아왔다.'

유럽 소식을 알리는 유로 뉴스는 프랑스 유도 스타 테디 리네르(34)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렇게 표현했다.

역사상 최고의 최중량급 유도 선수로 꼽히는 리네르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ABHA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 이상급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자신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기록을 11번으로 늘렸다.

리네르는 이날 시드 배정을 받지 못했다. 지난 2월 파리 그랜드슬램을 제외하면 국제대회 출전 이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리네르는 8강부터 우승 후보를 만나는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8강 상대는 일본 최중량급 신성 사이토 다츠루. 사이토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유도 종목에서 2연패를 차지했던 일본 유도의 영웅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로 이번 대회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리네르는 자신보다 13살이 어린 '신성' 사이토에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체력 문제를 극복했다.

리네르는 무려 7분 40초 동안 이어진 연장전(골든스코어) 접전 끝에 사이토를 반칙승으로 꺾으며 4강에 진출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치르는 테디 리네르(위) [AP=연합뉴스]

사이토와 일전에서 체력이 고갈된 리네르는 세계랭킹 1위 테무르 라히모프(타지키스탄)와 준결승에서 초반에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퍼부었고, 경기 시작 28초 만에 한판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선 연장 접전 끝에 개인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의 이날 타소예프를 꺾었다.

리네르는 정규시간 4분 동안 승부를 보지 못한 뒤 연장전 3분 39초에 특기인 허벅다리 걸기 기술로 절반을 얻어 경기를 끝냈다.

11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테디 리네르(왼쪽에서 두 번째) [AP=연합뉴스]

'빅 테디'라는 별명을 가진 리네르는 유도 역사를 새로 쓴 선수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에서 태어난 리네르는 200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 18세 5개월의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9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20년 2월 파리그랜드슬램까지 9년 5개월 동안 154연승을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성적을 냈다.

이후 연승이 끊긴 리네르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으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 문제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리네르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그러나 리네르는 조국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재기에 성공하겠다며 이를 갈았다.

그는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역대 최다인 11번째 세계선수권대회 타이틀을 차지하며 다시 우뚝 섰다.

리네르가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건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리네르는 이날 우승으로 2천점의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획득하며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성큼 다가섰다.

그는 AFP 등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내 선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루였다"며 "오랜만에 프랑스 국가를 들으니 기분 좋다. 내년 파리에서도 좋은 결과를 끌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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